채희걸 본지 고문

"농가소득 증대를 통한
성공적인 농정을 이끌기 위해선
지역별 고소득 작목 선택부터…

네덜란드는 우리보다 좁은 땅에서
꽃과 비싼 원예작물 중심의
고소득 농사에 주력해
농업부국의 반열에 올라"

▲ 채희걸 본지 고문

경북 성주군은 국내 참외 생산량의 80%를 생산하는 참외 주산지다. 참외 최대 산지인 성주군은 사드 배치에 따른 위해성 논란으로 참외 소득이 격감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우려가 컸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지난해 성주군의 참외재배는 70년 역사상 최대인 5000억 원 소득 돌파로 재배농민들이 기쁨에 들떠있다. 참외 단일품목으로 5000억 원의 소득을 올린 일은 우리 농정사에도 길이 남을 위업이다.

지난해 성주군의 참외 재배농가는 4102호, 재배면적 3594㏊로 관내 총 경지면적의 1/3에서 참외 재배로 이와 같은 큰 소득을 일궈냈다. 이로써 성주군은 부촌, 참외 재배농가는 호당 평균소득 1억 원을 상회하는 부농이 됐다. 한편, 2017년 농가소득은 3823만9000원였는데, 이는 도시근로자가구 소득 대비 63.3%로 전년보다 0.2%p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통계를 보는 우리 국민 대다수는 농촌을 살기 힘든 곳, 농민은 가난한 사람이란 인식이 팽배하다. 이에 한국 농정이 풀어야 할 최대의 숙제는 도농 소득격차 해소와 농가소득을 높이는 데 있다.

도농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벼농사 3.3㎡(1평)당 소득 3천 원으로는 절대 풀지 못한다. 성주군과 같이 평당 소득 5만 원에 이르는 고소득 작목 선택과 집중적인 행정지원, 농업기술지도가 있어야 가능하다. 따라서 농가소득 증대를 통한 성공적인 농정을 이끌기 위한 첫 과제는 지역별 고소득 작목 선택에서 시작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한반도 면적의 절반도 안 되지만 농산물 수출액이 860억 달러로 우리보다 15배 가량 많다. 네덜란드는 우리보다 좁은 땅에서 꽃과 비싼 원예작물 중심의 고소득 농사에 주력해 농업부국의 반열에 올랐다. 이에 따라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군별 농가소득을 높일 고소득 작목을 정밀하게 선택해 주산지 조성을 통한 소득증대 농정에 힘써야 한다.

주산지 조성 성공의 둘째 요인은 농민의 자조적 추진동력을 모으기 위한 지도다. 성주군의 참외농사 성공은 참외원예농협 설립과 주산지 조성부터 시작됐다. 성주군의 참외 재배농민들은 참외원협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수확한 참외를 팔기 위해 서울의 청과시장에 내다 팔았다. 농민들이 직접 수확한 참외를 싣고 서울에 가서 팔았던 것이다. 농민들이 차에 동승한 것은 혹시 경매가가 조작돼 돈을 떼일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이 같은 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민들은 뜻을 모아 현지판매 목적의 경매장을 둔 참외원협을 설립해 주산지 조성을 이뤄냈다.

이후 참외 출하 성수기에는 전국의 참외 수집상들이 하루에 트럭 수백 대를 몰고 성주에 왔다. 운전기사와 수집상이 다방, 식당, 여관을 이용하다보니 지역의 부가소득도 늘어났다. 2016년에는 참외 16만 톤이 생산됐으니, 성주에 트럭 3만대 이상이 드나든 셈이다.
한편, 원협은 참외 생산용 농자재인 비닐과 피복용 천, 포장박스 생산공장 1개소를 설립해 일자리가 추가로 조성됐다. 지금은 관내에 소규모 자재 생산과 판매업소가 40여 곳으로 늘어나 지역경제를 크게 활성화시키고 있다.

한편, 성주군은 참외주산지 소득지원 차원에서 군청에 참외 생산행정팀을 운영 중이다. 성군은 또 참외축제를 생명문화축제로 확대 개편해 5월 중 3일간 개최해 45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등 성주참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군장병 간식용으로 참외를 납품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성주군은 싱가포르와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 10개국에 참외를 수출하고 있다. 제주도에 참외홍보관 건립도 계획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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