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농업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동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 조사에 따르면, 온열질환의 74.2%는 65세 고령농업인들이 논, 밭, 길가 등 야외에서 활동하다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중 39%가 논이나 밭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고온 노출에 의한 건강장해 환자가 증가하고, 그 중 대부분이 온열질환에 취약한 고령농업인이지만 정작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하다.

조사대상의 71.1%는 새벽부터 오전 9시 전까지 작업을 하지만, 오후 3시를 넘어서까지 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농작업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사람은 23.3%에 불과했고, 야외 작업 중 음주를 하는 이들도 17.8%나 됐다. 노인 중 58.9%는 농작업 시 술을 마시면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흰색 옷보다 어두운 색이 좋다고 잘못 알고 있는 노인들도 37.8%에 달했다.

농업인들은 수확적기를 놓치면 농산물의 품질이 떨어지므로 무리를 해서라도 작물을 거두지만, 정작 스스로의 몸을 챙기는 데는 소홀하고 안전의식도 부족하다. 이에 고령농업인들이 농작업 중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시간과 장소에 대한 계도가 필요하고, 이와 관련된 지원사업도 마련돼야 한다. 특히 농업인들의 건강과 각종 질환 등을 전문적으로 조사·연구하고 이들의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전문 의료센터의 확대도 시급하다. 농업인들의 건강이 곧 식량안보와도 직결됨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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