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 - 충남 서산 나눔농장 윤수견 대표

많은 가공식품 중에서도 소시지는 유독 마음 한 구석에 불신이 생긴다. 입에는 맛있어도 건강에는 안 좋을 거라는 일반적인 생각 때문이다. 가족에게 소시지를 먹이느니 차라리 고기가 낫다고 생각해 선택을 외면 받는 경우도 많다. 충남 서산에는 이러한 소시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정직한 재료로 맛좋은 소시지를 가공하는 나눔농장이 있다. 윤수견 대표는 지역 특산물인 육쪽마늘과 직접 재배한 6가지 채소로 가공한 마늘소시지를 체험학습과 연계해 지역 안팎으로 그 맛을 널리 알리고 있다.

▲ 나눔농장 윤수견 대표와 남편 석상윤씨는 직접 재배한 육쪽마늘과 채소로 개발한 마늘소시지를 농촌체험교육학습을 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육쪽마늘과 친환경 채소로 소시지 가공

“안심 농식품 만들어 지역 대표할 것”

어르신 섭취 편한 소시지 개발

20년 전 충남 서산으로 귀농한 윤수견 대표는 농촌에서 육쪽마늘 농사를 지으며 마늘을 활용한 가공식품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4년 간 운지면생활개선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작년까지 부녀회장으로 일하며 마을에 모르는 이웃이 없을 정도다. 국내산 돼지 뒷다리살에 재배하고 있는 마늘을 활용해 햄과 베이컨을 가정에서 만들다가 서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자연식물화상품화사업을 받아 마늘소시지를 개발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소시지는 어린이 반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시지는 어르신들의 부족한 단백질 섭취에 가장 적합한 식품입니다. 특히 이가 불편하신 어르신들에 소시지는 부드러운 식감으로 안성맞춤입니다.”

직접 만든 마늘소시지를 지역에 널리 홍보하기 위해 윤 대표는 경로당을 찾아 맛을 나누기도 했다.

“어르신들이 쉽게 소시지를 드시고 맛이 좋다고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소시지를 본인이 선뜻 구매하지는 않으셨어요. 아직까지 어르신들 생각에 소시지는 어린이들의 밥반찬으로 알고 계셔요.”

윤 대표는 소시지 만들기에 우리나라보다 소시지 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가공법을 참고했다.

“일본에서 소시지는 실버식품입니다. 고기입자가 거친 독일 소시지와 다르게 일본은 소시지를 어묵공장에서 처음 만들었다고 해요. 고기를 어묵처럼 부드럽게 갈아 소시지로 만들어 보관성도 좋고 어르신들도 불편함 없이 섭취할 수 있습니다.”

▲ 윤수견 대표는 아이들과 마늘소시지를 함께 만들며 바른 먹거리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올바르게 따져보는 식습관 강조

윤수견 대표는 남편과 함께 육쪽마늘을 활용한 소시지체험학습을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당시에는 하루에 3번씩 운영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농장을 찾아왔어요. 하지만 세월호 사건에 이어 메르스 문제로 학교에서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윤 대표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남편과 학교를 찾아 체험학습을 주도하면서 농촌 알리기에 나섰다.

“소시지를 가공하는 기계를 가지고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소시지에 대한 이론교육과 소시지가공체험을 함께하고 맛보는 시간을 가지며 운영하고 있어요.”

윤 대표가 체험학습에서 특히 강조하는 이야기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 바른 식생활을 알리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햄이나 소시지를 먹을 때 겉포장이 아닌 소시지 내용물을 확인하고 먹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되돌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요. 소시지를 만든 사람의 얼굴도 모르고 어떤 첨가제가 들었는지 모르고 먹는 맛이 과연 아이들에게 이로운지 질문해보고 있어요.”

윤수견 대표는 농촌을 대표해 농식품을 만드는 여성CEO로서 자긍심을 갖고 지역 활성화에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감귤초콜릿이 유명하듯이, 서산에 유명한 육쪽마늘에 정직한 재료로 영양을 채운 마늘소시지를 널리 알려 도시민들도 농촌을 찾을 수 있도록 나눔농장을 더욱 활발히 운영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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