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5월4일 새벽 1시 평양모란봉초대소. 이틀 전 판문점을 통해 방북한 이후락 정보부장은 잠을 자다 방문을 두드리던 소리에 눈을 떴다.
“부장동지! 급히 가셔야 할 데가 있습네다.”
불시에 이후락은 대남실무를 맡고 있던 유장식에게 이끌려 한 건물로 들어갔다. 육중한 체구의 김일성이 손을 내밀며 “환영합네다. 공산당 때려잡는 정보부장 이 선생이 평양까지 오시다니…”

이후락은 비상상황을 대비해 가져간 청산가리캡슐이 녹아 손에 붙은 것을 떼어내고 김일성의 악수에 화답했다. 한반도 전역에 냉전의 그늘이 드리웠던 1972년. 한국 최초의 대북밀사였던 이후락과 김일성의 만남은 이렇게 이뤄졌다.

이후 46년.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다. 이어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6월12일 미북정상간 협약내용을 마련했다. 그러나 북한의 분노·적대감을 보인 발언에 회담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24일 북미정상회담 철회 의사를 전했다. 이에 북측은 다음날인 25일 김계관의 담화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밝혔다.

이후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 등 북한의 태도변화에 트럼프 대통령은 59시간만에 취소에서 재개로 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경제적으로 위대한 나라가 될 것”이며 “비핵화에 나설 경우 경제적 보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잘 성사돼 북한의 개발촉진과 한반도 평화 정착이 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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