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사계절이 배경이라 해서 보게 된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농촌 풍경은 그지없이 아름다웠다. 임용고시에 떨어져 몸과 마음이 지친 주인공이 고향 마을에 잠시 쉬러 온 내용을 그렸다.

주인공은 엄마에게 배운 야무진 음식 솜씨로 자연의 재료를 이용해 척척 요리를 해 먹으며 농촌 생활에 적응해 간다. 눈이 덮힌 밭에서 숨겨진 배추 한포기를 뽑아서 배춧국을 만들어 도시에서의 허기를 채운다. 감자빵. 아카시아꽃과 쑥 튀김. 봄꽃을 수복하게 얹은 파스타까지 농촌의 자연 재료로 주인공이 만들지 못하는 음식은 없다. 서울 살 때 자취방 냉장고에 있던 쭈글쭈글한 과일 대신 과수원에서 방금 딴 사과를 한입 베워 먹으며 영혼을 다독인다. 어디 그뿐이랴. 봄에는 유채꽃 핀 봄 들판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누룩으로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친구들과 얼큰히 취하기도 한다. 화면 속 농촌 풍경은 그 자체가 힐링이다.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한줄기 시원한 바람 같은 영화다. 도시로 돌아간 주인공이 찾은 해답은 결국 농촌이고 고향이었다.

하지만 영화 보는 내내 마음 한구석은 불편했다. 현실 속 농촌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린다는  바쁜 농촌의 현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영화에 취해 ‘나도 농촌에 살아볼까’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꿈도 꾸지 말라고 말리고 싶다.

영화는 영화일 뿐, 농촌은 치열한 생활의 터전이다. 더구나 우리 농촌은 아직 농업소득 1천만 원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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