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위한 경북권역 세미나 열려

▲ 지난 25일 경북 농업인회관에서는 여성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기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하나된 목소리를 드높여 우리 목표 실현시켜야
젊은 회원 확보, 차별화된 조직은 앞으로의 숙제
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시스템 개편해야

올해로 생활개선회가 생긴 지 60주년이 된다. 새로운 60년을 위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경북권역 정책 발굴 세미나가 농촌진흥청 주최로 지난 25일 경북 농업인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임원, 한국생활개선경북도연합회 임원과 시군회장, 한국생활개선대구광역시연합회원, 담당공무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김인련 회장은 “각 도를 순회하며 진행되는 월례 세미나는 여성농업인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그간 위에서 정해진 대로 따르던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모두 모아 국회에서 토론회를 거쳐 정책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상북도농업기술원 곽영호 원장은 “생활개선회원들은 어려웠던 농업과 농촌을 이만큼이나 발전시킨 주역이자 많은 경험을 갖춘 역사의 산증인”이라면서, “이 자리에서 여성농업인의, 여성농업인에 의한 여성농업인을 위한 아이디어를 쏟아내 앞으로의 6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농사-가사 병행으로 지쳐가는 여성농업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진혜민 박사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여성농업인 실태조사를 통해 경북의 여성농업인의 현실을 소개했다.

“경북의 농가인구 중 51.3%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은 심해지는 고령화, 활발한 6차 산업화에 비해 역할과 가치는 과소평가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진 박사는 “특히 공동경영주 여성비율은 24.9%, 집이나 건물은 20.3%, 보험은 20.9%, 자동차는 0.6%만을 소유하고 있었고, 자산이 없는 경우도 8.5%나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사와 가사일을 함께하는 점이 가장 힘들다는 설문결과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여성농업인이 체감하는 지위향상을 위해 필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진 박사는 보통 시군에 1명 내지 2명이 여성농업인을 담당하는데 이를 늘릴 수 있는 조례를 제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례를 언급했다. 2020년까지 경북 23개 지역 모두 여성농업인 육성 조례를 제정하고, 이밖에도 위원회나 생산조직에 여성농업인 참여비율 확대, 공동급식시설 지원, 공동경영주 등록 확대, 양성평등 의식 확산 등이 여성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날 세미나에서는 앞으로의 60년을 위해 조직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하는 자리였다.

여성농업인이라 역차별 받는 현실
한국생활개선경상북도연합회 정정란 회장은 지금 정부의 많은 정책들이 청년이나 귀농·귀촌인에 맞춰져 있어 여성농업인이 소외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여성농업인이 지자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받거나 활동하는 분야가 음식연구, 취미활동, 봉사활동 등에 국한돼 있다”며, “100년을 이어가는 조직이 되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금의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하고 이름처럼 생활만 개선하는 일에만 치우쳐서는 안 될 것”이라는 소신을 전했다. 또한 행복바우처 사업의 경우 현재 자부담 3만 원에 보조금 12만 원인데 파마 한 번, 목욕탕 두어 번 가면 끝인데 여성농업인이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겠다며 사업확대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조용하기만 한 게 마냥 좋은 게 아니라며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라면 하나된 목소리를 높여야만 조그만 것이라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더했다. 마지막으로 중앙회와 마찬가지로 경북도 60년사를 재조명해야 할 의무가 후배 회원들의 몫이라면서 전 회원들의 협조도 당부했다.

안전 먹거리는 생활개선회가 전담해야
한국생활개선대구광역시연합회 배영화 회장은 최근 개헌과 맞물려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대부분의 국민들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데 그 중 안전한 먹거리의 안정적 공급을 농업·농촌의 가장 중요한 역할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배 회장은 “최근 중앙회의 미각교육 지도자 전문가 교육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음식에 대한 오감을 키우고, 삼시세끼 밥상의 즐거움과 음식의 사회적·문화적 중요성을 깨닫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일반 시군보다 상대적으로 농업생산량이 적은 특광역시 회원들이 지역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홍보해 농촌과 도시를 잇는 가교역할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 농업을 살리는 역할을 함께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젊은 회원 확보에 포커스 맞춰야
영주시농업기술센터 김창란 생활기술팀장은 영주시의 사례를 통해 그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김 팀장은 “현재 회원수가 530명인데 5년 전보다 90명이 줄어든 것은 60세에서 62세까지 연령이 제한돼 있고 타 단체의 중복가입으로 결속력 약화, 임원 중심의 사업운영으로 인한 결과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65세 이상의 실버회원 마련 ▲생활개선회 주도로 사업계획 수립 ▲타 단체와 차별화된 역할 수립 ▲도시민 명예회원제 실시 ▲읍면 과제사업으로 전 회원 참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모든 일정을 함께한 본지 임평자 사장은 “농촌은 먹거리를 생산하고 도시는 이를 소비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상부상조의 정신이 필요한데 우리 생활개선회가 도시와 농촌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공감한다”면서, “월례세미나에서 나온 많은 아이디어들이 여성농업인을 위한 맞춤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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