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 농촌을 품다 ⑤ - 친환경 곡물유통 ‘정미구독’

농생물학을 전공한 윤태유 대표는 농업연구직에서 일하다가 창업에 도전했다. 농업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사회적기업 ‘비오디브’는 다양한 품종의 친환경 쌀을 도시민들의 집 앞까지 배송하는 ‘정미구독’을 함께 운영하며 사업을 불려가고 있다. 생태계와 품종다양성을 지키는 의미 있는 사회활동을 인정 받은 비오디브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캠퍼스 내 창업보육센터에 자리 잡고 농업 지킴이로 활약하고 있다. 윤태유 대표를 만나 품종 보존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비오디브’ 윤태유 대표는 정미구독을 운영하며 도시민들에게 다양한 밥맛을 전하고 있다.

배달하는 이색 품종쌀로 쌀소비 촉진

관계관 자문 통해 기능성 쌀 제품 개발

알짜배기 소식지로 쌀 정보 알린다

정기구독에 쌀 미(米)자를 합성해 지은 ‘정미구독’은 한 달에 4번 생소한 이름의 품종이지만 직원들이 먼저 밥을 지어 먹어 본 맛있는 쌀을 배송하고 있다. 2.5kg으로 소포장한 쌀은 성인이 한 끼에 170g의 밥을 소비하는 것에 비춰 적지 않은 양으로 고객의 집까지 편리하게 배달되고 있다.

“마트에서 파는 쌀들과 정미구독 쌀의 차이점은 소식지를 동봉해 품종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다는 점이에요. 소식지에는 생산자와 품종에 대한 이야기와 간단한 요리 레시피를 실어 내가 먹는 쌀이 어떤 맛일지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작년까지 소식지는 조선시대 원예지인 양화소록에 나와 있는 식물 12가지 이미지를 일러스트 작가와 협업해 쌀 품종에 전통의 이미지를 입히는 시도를 했다. 소식지에 실린 12가지 전통식물은 연말에 전시회를 열어 일러스트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윤대표는 전했다.

“미술을 통해 쌀 품종을 이미지로 그려내면서 고객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는 소식지와 더불어 쌀과 농업에 대한 정보를 캐릭터로 만들어 재밌게 알 수 있는 ‘백미사전’과 쌀품종별 맞춤 레시피인 ‘정미밥상’ 등을 다양한 SNS에 기재하면서 인터넷 홍보에도 시간을 내고 있다.

▲ 윤태유 대표는 조선시대 원예지 ‘양화소록’의 전통식물 12종을 소식지에 담아 우리쌀에 이미지를 더했다.

발로 뛰어 친환경 쌀 40여 종 수매

윤태유 대표는 지역에 제한 없이 친환경 쌀 농사를 짓는 농업인을 찾아가 쌀을 수매하고 있다.

“정미구독을 통해 선보인 친환경 쌀만 40종이 넘습니다.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다른 품종의 쌀을 생산하는 농업인을 소개 받고 찾아다녔습니다. 매달 다른 품종의 쌀을 유통하기 때문에 대량구매는 어렵지만 품종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저희 사업에 대해 농업인분들께 설명을 드리면 소량이어도 흔쾌히 판매하시고 또 다른 맛좋은 쌀도 추천해주셨습니다.”

윤태유 대표는 농업 박람회도 다니면서 농업인을 만나고 알음알음으로 더 많은 쌀 품종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지난번에는 시험재배 중인 유기농 쌀을 어렵게 구해 맛본 경험이 있어요. 시험재배 하는 쌀이라서 유통이 어려울 수 있지만, 정식 유통 전 중간에 있는 쌀을 먹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재배는 표준적으로 관행농이 많아서 친환경 쌀을 구하기 어렵지만 고객들에게 다양한 쌀 맛을 보여주기 위해 기관들과 꾸준히 교류하면서 시험재배 쌀 품종을 확보해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윤태유 대표는 농촌진흥청 한국식량과학원과 소통하면서 쌀과 잡곡 등의 영양소와 칼로리를 혼합해 ‘체지방 감소 쌀’, ‘여성의 건강에 좋은 쌀’, ‘젊음과 노화방지에 좋은 쌀’ 등의 쌀 제품을 선보이며 쌀 소비를 높이고 있다.

“앞으로 주식인 밥맛을 다양화해 기본부터 맛있는 밥상을 차려 도시민들이 밥맛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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