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로마의 성 밖 작은 마을에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귀족 출신의 젊은이 3명이 이 소녀에 반해 각각 소중한 가보인 왕관, 검, 금괴를 선물로 주면서 청혼을 했다. 그러나 소녀는 청혼을 거절하고 고민을 하다 병들어 죽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꽃의 여신 ‘플로라’는 소녀의 넋을 기려 꽃송이는 왕관, 꽃잎은 검(칼)과 같고, 황금빛 구근을 가진 살아있는 생명의 꽃 ‘튤립’으로 태어나게 했다고 한다. 튤립은 매우 아름답고 우아해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터키가 원산지인 튤립은 유럽으로 건너와 네덜란드에서 확산됐다.

16세기 네덜란드는 해상무역을 통해 유럽에서 가장 부국으로 돈이 넘쳐났다. 튤립을 처음 본 네덜란드 귀족들은 아름다움에 반해 정원에 심는 것을 넘어 튤립 구근을 사재기하는 투기 상품으로 이어졌다. 수많은 튤립농장은 새 품종을 개발했다. 희귀종 튤립 알뿌리(구근) 하나가 1억 원을 호가했으며, 당시 황소 64마리 값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튤립가격의 거품이 빠지면서 하룻밤 사이에 대폭락을 하고 네덜란드는 경제위기를 맞게 됐다.

최근의 한국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자 직장인, 대학생, 심지어 중고생까지 비트코인 투기에 뛰어들었다.
400년 전의 튤립 투기가 한국의 가상화폐 투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 국가는 투기가 아닌 건전한 투자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봄의 정원을 가득 메운 튤립이 만발하고 전국에서는 튤립축제가 열린다. 가족과 함께 봄나들이로 튤립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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