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중계 - 제3회 미농포럼, 짐 로저스 특별강연

‘생명산업, 農(농)을 論(논)하다’라는 주제로 지난달 6일 신라호텔에서는 농민신문이 주최하고 인간개발연구원이 주관한 미농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세계적인 투자 귀재인 짐 로저스가 초청됐다. 이날 ‘농업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 짐 로저스의 강연내용을 요약했다.

“한국말을 할 줄 알고
  35세의 젊은 나이라면
  아내와 함께 한국에 와서
  농사를 짓고 싶다…”

짐 로저스는 지난 2014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MBA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농대로 가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에는 옥스퍼드대학생들에게 역시 “농대로 가라”며 재무회계공부보다는 트랙터 운전부터 배우라고 역설했다.
짐 로저스는 이처럼 농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보는 농업 낙관론자다. 이번 강연에서도 짐 로저스는 농업을 유망한 미래산업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한국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농업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각국 농업을 사양산업으로 간주하는데, 짐 로저스는 왜 농업을 유망산업으로 보는 걸까? 그는 다음과 같은 논리로 낙관론을 폈다.

짐 로저스는 자신이 개발한 농업지수를 이용해 1998년부터 지금까지 20여 년 간의 농산물과 상품가격의 변화를 살폈다. 조사결과, 상품가격은 하락이 별반 없는데 농산물 가격은 38%까지 하락해 농업이 심각한 위기에 있음을 발견했다. 또 세계 각국 청년들의 이농이 늘어나 농민의 평균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농민 평균나이는 58세, 일본은 60세, 캐나다도 이에 못지않게 높다. 호주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40세 미만 농민은 10%도 안 된다.
한편, 농업은 힘이 많이 들고 소득이 많지 않은 산업이기에 영국에서는 다른 분야의 사람들보다 농민들의 자살률이 높다. 이로 미뤄볼 때 전 세계 자살농민은 연간 수만 명에 이를 것이다. 이처럼 농업은 크게 쇠퇴해 포기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농업은 인류의 생명을 지키는 생명산업이고 이를 포기하면 의복·식량이 조달되지 않는다.

짐 로저스는 위기와 기회는 거듭되는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젊은이들은 경쟁이 없는 농업을 찾아 진출해야 된다고 역설했다. 사람이 많이 일을 하는 분야는 경쟁이 심해서 따라가기가 쉽지 않으니 경쟁이 심하지 않은 농업부문 진출에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짐 로저스는 전 세계적으로 농업부문 좋은 변화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비축농산물이 줄어들어 일부 국가들은 농업에 상당한 호황을 맞이하고 있고, 특히 러시아 농민들이 큰 호황을 맞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술부문에서 농업의 밝은 전망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인트랙터와 공장형 스마트농업의 등장, 드론의 농업이용 등 기술진화로 농업에 호재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첨단농업기술 실천단계에서 경쟁력과 의지가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식물파종에서부터 재배, 수확,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첨단농업을 진두지휘할 젊은이들의 농업 진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기술진화에 따른 무인기계화농업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농업발전의 청신호로 삼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 2012년 아이슬란드를 시작으로 3년간 전 세계 116개국을 다녔는데, 85번째 방문국인 한국에서 국민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강대국, 특히 농업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국이 통일됐을 때 중국, 미국을 넘어 농업부문에서 유망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한국인의 교육수준이 굉장히 높고 전문가와 자본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짐 로저스는 한반도 통일이 곧 다가올 것이라며 통일이 되면 한국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지런하고 국민성과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 남한의 전문기술과 자본, 다양한 성장경험이 합쳐진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국가로 부상될 것이라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유럽을 비롯해 세계와의 교역 인프라 확충으로 통일한국의 국부가 성장이 기대된다고 그는 예견했다.

한편, 그는 통일농업에 거는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농약, 비료 등 화학농자재의 생산부진으로 국토가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남한이 이룩해 낸 식량자급, 녹색혁명기술과 첨단농업기술이 보태진다면 한국은 세계적인 친환경 농산물 생산거점국으로서 그 브랜드를 세계에 드높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따라서 4월 남북대화, 5월 북미대화로 평화무드가 조성되면 통일 이전이라도 남북농업 기술교류를 통해 북한주민의 농업소득 증진에 기여함으로써 통일염원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짐 로저스는 한국의 농가호당 경지면적이 1.2ha 소농규모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며 농업강대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국농업도 여러 사람이 규합해 500ha 단위의 공동협업농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인기계화 첨단기술이 투입되는 단일작목 전업화 농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짐 로저스는 한국말을 할 줄 알고 35세의 젊은 나이라면 아내와 함께 한국에 와서 농사를 짓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통일 이전이라도 북한이 허락한다면 북한진출 농업투자 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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