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6일 경기도 김포의 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지난해 2월13일 충북 보은의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407일 만에 다시 구제역이 터진 것이다. 이번 구제역은 특히 국내 돼지에서는 발생한 적 없는 A형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그간 정부는 2010~2011년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백신정책을 도입했고, 2016년부터는 백신 수급, 국내와 주변국 발생상황, 농가의 접종상황 등을 고려해 소는 2개 백신(O+A형), 돼지는 단가백신(O형)을 접종해오고 있다. 다만 돼지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소용 백신(A+O형)을 활용하고 항원뱅크 등을 구축해 유사시에 대비키로 한 바 있다.

이번 김포의 돼지농장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정부는 긴장의 끈을 바싹 조이고 있다. 부랴부랴 비축 중인 소용 백신(A+O형)을 발생지역 돼지농장에 공급해 접종토록 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백신체계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가축전염병 상시발생국이다. 그 피해규모가 크고 작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AI나 구제역이 확산 범위가 줄어들고 그 피해도 축소돼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력으로 완전하게 제어하기 힘든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모든 발생가능성을 열어두고 만반의 시나리오를 수립해 대비해야 한다. 축산농가들도 상시방역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농가가 잠시 한 눈 파는 사이에 바이러스는 우리 농업과 국민건강을 위협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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