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 가족정책포럼 부모교육 토론회

▲ 여성가족부는 최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건강한 부모-자녀관계, 부모교육이 시작이다’를 주제로 ‘제2차 가족정책 릴레이포럼’을 개최했다.

매해 끊임없이 반복되는 잔혹한 아동학대 사건들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지만 악순환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사건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부모'라는 이름에 올바른 부모됨의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2016년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의 80.5%는 친부모에 의해 발생된다. 아동학대 사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부모들에게서 양육지식 부족으로 인해 ‘학대인 줄 모르고’ 일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성가족부는 최근 ‘건강한 부모-자녀관계, 부모교육이 시작이다’를 주제로 서울지방조달청 별관에서 부모교육 연구자와 부모교육 강사, 관련기관 종사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가족정책 릴레이포럼’ 토론회를 개최했다.

100세 시대, 노부모도 부모교육 필요
부모교육, 전문성 부재…교육기관 확산돼야

#이혼하고 6년이 지난 A씨는 결혼생활부터 축적된 육아스트레스와 경제적 취약으로 내적에너지가 0에 가까웠다. A씨 자녀 삼남매는 쓰레기더미인 집안에서 불규칙한 끼니로 생활해 피부상태가 매우 나빴다. 전남 광양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위기가족 방문 상담서비스 ‘행복드림사업’의 부모교육을 받고 A씨는 크게 변화했다.

가사노동 미션과 자녀관계 회복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A씨를 건강한 부모로 성장시킨 홍애은 상담사는 “농촌은 도시보다 아이를 많이 낳아서 자녀의 수도 많은 편”이라며 “초보부모가 자녀양육에 어려움이 없도록 전문적인 부모교육 시스템이 더욱 널리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관련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부모교육 활성화 촉구를 위한 다양한 의견제시와 사례를 발표했다. 특히 릴레이 토크에서 아동학대 피해를 입은 익명의 청소년 2명이 학대의 아픈 기억을 꺼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동국대학교 가정교육과 전미경 교수는 ‘다양한 현장에서의 부모교육 현황’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전미경 교수는 “부모가 되면 강도 높은 육체노동과 감정노동의 수반을 당연시한다”며 이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도적으로 부모됨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 교수는 “100세 시대를 맞아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60대 자녀와 90대 노부모까지 부모교육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교수는 “부모교육은 부모가 자녀를 가진 사람만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어린 청소년이 부모의 가르침에 의해 스스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옆집 아이도 보고 이를 따라한다면 개별 가정을 넘어 이웃, 나아가 사회 전반까지 동화시킨다”며 “부모교육은 나아가 이타적이고 친사회적으로 행동하는 아이가 늘면서 건강한 가족문화가 이뤄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지역에는 부모교육을 실시하는 지방자치단체로 ▲서울시건강가족센터 ‘가족학교’ ▲부산시건강가족센터 ‘가족톡톡스쿨’ ▲울산광역시 ‘파더맨학교’ ▲경상북도 ‘부모학교’ ▲경상남도 ‘좋은부모실천운동’ ▲제주특별자치도 ‘가족교육’ 등이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을 통해 부모교육을 받은 부모들은 토론회에서 ‘나를 변화시킨 부모교육’을 주제로 사례를 발표하며 교육의 필요성을 몸소 전하기도 했다.

6세와 3세 두 아이를 키우는 한 주부는 “지역건강가정지원센터 ‘어깨동무 부모교실’에 10주 간 참여한 이후 자녀들에게 화내는 횟수가 줄어들고, 훈육 방법도 달라졌다”고 말하며 변화된 일상을 소개했다.

여성가족부 정현백 장관은 “우리 미래세대를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가족구성원이 권위적인 요소를 벗고 민주적․수평적 관계가 형성돼야한다”며 “특히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소유물로 여기는 비뚤어진 의식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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