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G마크가 좋다 - DMZ북파주사과작목반 정인호 대표

▲ 정인호 대표(사진 오른쪽)가 아들 근환씨와 함께 성공할 때까지 방법을 찾겠다며 친 환경 사과재배의 희망을 가꾸고 있다

깨끗한 물과 큰 일교차로 당도 높은 사과 생산
G마크는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경기도 농특산물 브랜드다. “G마크 받기가 너무 어렵다”는 농업인들의 원성이 자자할만큼 경기도는 꼼꼼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농식품
에 한해서 G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안전하고 우수한 농특산물의 대명사로 알려지며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는 G마크신규업체를 소개한다.

DMZ북파주사과작목반(대표 정인호)은 사과 농사를 하는 22농가로 구성됐고, 이번에 경기도 우수농특산물인 G마크는 그 중 19농가 3만3000평 규모에 부여됐다. 이곳서 생산하는 사과의 총 생산량은 500톤이다. 사과 주산지인 안동과 상주 청송 지역에 비해 생산 규모는 아직까지 적으나 DMZ 지역의 깨끗한 물과 큰 일교차로 과육의 당도가 높고 산도가 적당해 새콤달콤하며 식감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작목반 대표인 정인호 씨는 17살 때부터 농사를 해왔다. 농사 경력 47년인 한마디로 뼛속부터 농부다. 사과로 G마크를 받기 이전에도 친환경 쌀로 G마크를 획득했다.

▲ 깨끗한 물과 큰 일교차로 당도 높은 사과 생산DMZ북파주사과작목반에 수여된 G마 크 인증패

“호미와 괭이로 잡초 뽑아내던 시절부터 부친의 쌀농사를 도우며 농사를 배웠어요.”

정 대표가 고등학교 진학을 마다하고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것은 순전히 농사가 좋았고 농사를 천직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대표 나이 37살 무렵, 농약중독으로 인해 심하게 고생했는데 잘못된 농약 사용이

원인이었다. 이 일을 겪으며 정 대표는 친환경 농산물 재배에 뜻

을 두었다.

“농약도 규정에 맞춰 정확히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이

어디 그런가요? 자꾸 편하고 쉽게 농사를 하다보면 점점 욕심이 생기고…. 농약 사용 기준을 지키기 어렵죠. 그래서 저는 아예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업을 하기로 결심했죠.”

2002년부터 쌀농사에 친환경오리농법을 도입했다. 지금은 친환경 우렁농법 쌀농사를 하고

있다.

“농사를 돈으로만 따져서는 안됩니다. 농사는 먹거리로 생각해야 합니다.”

정인호 대표는 자신의 농사 철학을 밝혔다. 지속적인 농업을 위해 쌀농사만으로 한계가 있는 농업 변화 분위기도 정 대표는 일찌감치 감지했다.

쌀 소비가 자꾸 줄어들어 도전한 것이 블루베리 농사로 2005년 무렵이다. 우리나라에 블루베리재배 붐이 불어닥치기 훨씬 이전이었고, 지금의 탄탄한 농업기반

은 블루베리 농사 덕에 갖출 수 있었다.

“블루베리는 약을 안 쳐도 잘 자라는 작물이라 재배가 수월했고, 인기가 좋았죠.” 블루베리로 수익을 올리고 있었지만 정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쌀농사를 대신할 작목에 계속 관심을 갖고 있었다.

기후변화에 따라 작물지도가 북상하자 경기도에서 2011년부터 DMZ 사과단지를 의욕적으로 조성했고, 정인호 씨는 이에 동참했다. 파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고품질 사과재배를 위한 과학영농기술을 뒷받침 했고. 정 대표 역시 최고 품질 사과재배를 위한 견학과 기술 습득에 노력했다. 뜻이 맞는 농업인들과 함께 작목반도 구성했다. 더구나 정 대표가 남들은 엄두도 못내는 친환경사과 재배를 해보겠다고 나섰을 때 주위에선“ 어림 없는 소리”라며 쓸데없는 짓 한다는 시선을 보냈다. 사실 지난해 같은 경우 정 대표의 사과밭에선 사과 수확을 한 상자도 하지 못했다. 늦여름에 큰 비가 두 차례 내린 후에, 약을 안치니 병에 걸려 사과가

죄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친환경 사과농사가 정말 힘들죠. 그래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꾸 새로운 방법을 찾아나가려합니다.” 포기가 없는 정 대표다.

“나무까지 병들어 죄다 뽑아내고 새로운 사과 묘목을 심고 있으니 손해가 막심하지만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제대로 된 친환경 사과재배 방법을 찾기 위한 수순이라고 생각해요.”

정 대표가 이렇게 느긋한 것은 평생 농사를 하며 자연에 순응함을 배웠기 때문이다. 물론 소득작목인 블루베리가 든든히 버티고 있는 것도 힘이 된다. 또 이보다 더 정 대표에게 힘을 주는 일이 있다. 바로 그의 아들 근환 씨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다시 아버지 곁으로 돌아와 후계농을 꿈꾸고 있는 근환 씨에게 정 대표는 롤 모델이자 우러르는 선생님이다.

“친환경 사과재배를 위해 온갖 열정을 바친 농업인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겼으면 해요.” 정인호 대표는 작목반 회원들에도 친환경 재배를 권하지만, 아직까지 그를 따라 친환경 사과재배를 하는 농가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

“친환경 사과 재배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해요. 그래야 다른 농가도 친환경 재배의 꿈을 가질테니까요.”

병충해로 망가진 과수원을 모두 뒤엎고, 올봄 다시 과원을 조성하고 있는 정인호 대표는 희망은 좌절 속에서 싹트는 것임을 잊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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