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농업 희망, 농촌 가꾸는 청년농부 시리즈 - 경기 용인 새암농장 이미영씨

현 정부의 핵심정책은 단연 일자리 창출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처음 실시하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 역시 일자리 창출과 궤를 같이하는 정책이다. 1200명 모집에 3326명이 신청해 경쟁률 2.8대1을 기록할 정도로 농업에 대한 청년들의 시각도 점차 바뀌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새싹같은 청년농부부터 당당한 사업가로서 면모를 갖춘 완성형 청년농부를 만나보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 목이버섯을 재배하며 다양한 가공기술을 터득하고 체험학습을 진행하며 농업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이미영씨.

목이버섯 피클, 쫀득한 식감에 소비자 인기
다양한 가공상품 개발해 소비자와 만날 터

도시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던 이미영씨는 인생의 새로운 돌파구로 귀농을 택했다.

“어렸을 때부터 농사짓는 부모님 밑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도시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농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 같았어요. 결국 남편을 설득해 귀농을 했습니다.”

그는 경기도 용인에서 땅을 임차해 농사를 시작했다. 전라도와 경상도 등 농지가 넓은 지역도 많았지만 이제 막 걸음마 단계였기 때문에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에 터를 잡았다.

“나이가 젊어서 혹시라도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용인에서 시작했는데 시에서 농업인들에게 베푸는 혜택이 정말 많았어요. 직거래장터가 4곳이나 활성화돼 있어서 직접 키운 농산물을 도시민들에게 소개할 수 있었죠. 요즘은 새벽부터 여는 직거래장터에 참여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고 있어요.”

실패에서 교훈… 피클 상품화

부부는 본격적으로 귀농교육을 들으면서 버섯을 재배해보기로 방향을 정했다.

이미영씨는 버섯 중에서도 목이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귀농교육을 겸하는 농장을 찾아 농작업을 도우면서 어깨너머로 재배기술을 배웠다. 하지만 목이버섯은 정립된 재배법이 없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지역마다 기후조건이 다른데 온도와 습도를 최적으로 맞추고 환기하는 작업들을 잘 알지 못해 고생했어요. 한 번은 배지에서 배지로 곰팡이가 번지는 바람에 펑펑 울면서 생육환경을 재정비했던 기억이 나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이미영씨는 목이버섯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피클가공에 적합한 재배기술을 발견해 목이버섯을 피클로 가공했다.

“목이버섯 피클은 입맛 없을 때 반찬으로도 좋고 스파게티와도 잘 어울려요. 2년 전에 개발한 목이버섯 피클은 농사를 배우는 과정에서 버섯재배에 실패했다가 알게 됐어요. 5cm 정도 자란 작은 버섯으로 피클을 만들었더니 한 입 크기에 도톰한 식감이라 피클로 먹기에 그만이었죠.”

그는 목이버섯을 피클로 가공하기 위해 버섯을 두껍게 재배하면서 실험을 계속했다고 한다. 목이버섯을 가공하기 위한 실험에서 용인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개인이 제조장을 지으려면 인허가도 까다로운데 용인시농업기술센터에 농산물종합가공센터가 있어서 실패를 하더라도 걱정이 없었어요.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목이버섯 가공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어요.”

그는 목이버섯만 담은 피클과 더불어 국내산 파프리카, 양파, 식초, 설탕을 혼합한 목이버섯 피클 등 두가지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다. 부부가 개발한 목이버섯 피클은 지역 로컬푸드매장과 직거래장터에 꾸준히 선보이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다.

▲ 피클용 목이버섯 재배기술로 가공에 성공한 목이버섯 피클은 어린이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인기있다.

버섯체험학습장 어린이집서 인기

유치원 교사였던 이미영씨는 시설하우스에서 목이버섯을 활용한 체험학습장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배지에서 목이버섯을 따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아이들이 우비와 장화를 신고 천장에서 분사되는 물을 맞으면서 목이버섯이 되어보는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과 만나고 있다.

“아이들 때문에 도시를 떠난 건 아니라서 농업을 통해 다시 아이들을 만나게 돼 행복해요. 농지를 임차해서 농장이 넓지는 않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어요.”

새암농장은 민간 어린이집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견학을 신청해오고 있다. 농장이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해있어 체험객들이 원하는 시간에 빠르게 방문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어린아이들은 버스타고 멀리까지 이동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아요. 농장이 가까워서 아이들이 도시락 싸서 소풍처럼 왔다가곤 해요. 선생님들도 저에게 아이들을 맡기면서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이미영씨는 많은 인원을 수용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들이 농업을 하면서 힘이 된다는 말도 전했다.

피클 다양화해 목이버섯 홍보

“앞으로 목이버섯 피클을 두 가지 더 개발할 계획입니다. 향신료 없이 국화로 즙을 내서 목이버섯 피클에 은은한 국화향이 배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또 국내산 와사비를 넣은 톡 쏘는 맛의 목이버섯 피클을 가공해보려 합니다. 생목이버섯 시식행사에서 초장을 제공하는데, 맛을 본 소비자 반응이 신선했던 점을 참고했죠.”

이미영씨는 농산물 가공도 이제는 완전식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성된 가공식품을 어르신들이 안 좋아할 거라 생각하는데, 요즘은 어머니들도 완전한 가공식품들도 꼼꼼하게 따져보고 합리적인 가격이면 새로운 식품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목이버섯이 다른 버섯에 비해 대중적이지 않더라도 새로운 가공을 통해 목이버섯 소비를 넓혀갈 생각입니다.”

그는 젊음을 벗 삼아 대농 부럽지 않은 농업의 다변화로 농업을 이어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아직 서툴지만 목이버섯을 계속 연구하고 실험하면서 다양한 가공품을 통해 소비자를 만나 생산부터 체험, 가공, 판매까지 적극적인 농업인이 되기 위해 노력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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