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살펴보면 여성MC는 물론, 여성 셰프를 찾아보기 힘들다. 일일 셰프로 간혹 여성 셰프가 등장했지만 고정으로 출연한 적은 정지선 셰프가 처음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중식의 여전사’로 칭하며 그의 범위를 한정짓는 듯 한 모습을 보여 몇몇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왜 셰프하면 남성들이 먼저 떠오르는 것일까. 대부분의 남성들은 엄마와 아내, 그리고 누나와 여동생에게 밥상 차리는 일을 떠맡긴다. 또한 집밥을 여성의 몫으로 한정지어 부엌에 대해 남성이 들어가면 안 되는 금남의 공간처럼 말한다.

하지만 부엌과 달리 고급 레스토랑 주방에 남성이 더 많은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셰프의 모습이 주방을 총괄하고 소리치며 다그치는 모습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성이 소리를 치고 주방을 호령하는 모습을 탐탁치 않아했기에 신체이유를 들먹이며 ‘여자는 버티기 힘들어’ 등과 같은 말로 여성을 주방에서 몰아내고 그들의 범위를 부엌에 한정시킨 걸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작은 부분에서도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여성들이 부엌이 아닌 더 넓은 곳으로 자신의 역량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을 하루빨리 떨쳐 버려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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