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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대한민국…4차 산업혁명 갈 길 멀다일-생활 균형 이루려면 사회 전체가 혁신적으로 변해야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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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8  13: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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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국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여야 37명 의원과 학계, 기업,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포럼 출범식이 있었다.

OECD 국가 중 근로시간 2위, 노동생산성 28위
일과 생활의 접점 찾아 과로사회 오명 벗어야

지난해 1월 정부세종청사에서 30대의 워킹맘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많은 업무량과 육아로 인한 바쁜 생활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한 워킹맘의 죽음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행히도 지난 2월 국회는 주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고, 기존 26종의 특례업종을 5종(보건업·항공운송업·수상운송업·육상운송업·기타운송서비스업)으로 축소해 근로자의 휴식권을 적극보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장밋빛 청사진만 그리지 말고 일하는 방식은 여전히 2차·3차 산업혁명시대에 머물러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이같은 시기에 여야 37명 국회의원과 학계, 기업, 정부 관계자가 함께하는 ‘일생활균형 및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한 국회포럼’(이하 포럼)의 발족식과 창립기념 세미나가 열려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환영사에서 “우리 사회는 장시간 노동이 너무나도 만연해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은 요원하기만 하고, 이는 번아웃증후군․시간빈곤 등에 시달려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개정된 근로기준법과 같은 제도만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각계각층의 의견이 모이고 사회전반의 변화가 시작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김영선 작가

발제에 나선 ‘과로사회’의 저자 김영선 작가는 지금 우리나라는 심각한 과로사회라면서 “메신저와SNS를 통해 일터 밖에서도 업무가 이어지는 ‘업무의 일상침투’와 생산 없이도 플랫폼을 매개로 막대한 이득을 편취하는 자본으로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감소하는 ‘소작농화’, 새로운 형태의 노동과 기존 제도간의 격차가 생기면서 불이익을 받는 ‘노동자의 탈노동자화’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작가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휴식권 보장을 노동자의 새로운 권리로 제안하며, 취업자 중심의 새로운 사회보장 시스템 구축과 불공정거래 관행을 제한해 시간분배를 확대하는 것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박선정 대표변호사는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14%, 합계출산율 1.05명, 2037년까지 생산가능인구 19% 감소 등의 인구학적 변화를 언급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박 변호사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불필요한 회의, 미팅준비, 자료검색, 이동시간으로 6.5시간 썼던 관행을 2시간으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을 혁신·창의적 업무수행과 신규사업 기획에 쏟을 수 있도록 혁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을 오래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다르다며 근로자가 자신에게 맞는 일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이승윤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일하는 방식에 관해 “근로시간과 근로장소 유연화는 개인과 조직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많은 연구가 있다. 따라서 일과 생활의 균형이 근로자에게만 유리한 편익을 주고, 조직은 비용만 발생시킨다는 통념을 버리고 근로자와 조직의 목표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조주은 입법조사관은 일과 생활의 균형이 여성의 이중노동을 강화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며 모든 여성과 남성에게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입법적 개선사항으로 공공부문의 단시간 근로, 근로조건과 활용유형, 차별금지에 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전일제 중심의 장시간 근로관행이 고착화된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2052시간으로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고용노동부 여성철 고용문화개선정책과장은 일과 삶의 균형 영역에서 OECD국가 중 35위에 머물러 있다고 언급했다. 여 과장은 “장시간 근로와 경직적 조직문화가 개인의 행복을 저해하고 생산성 저하, 저출산, 여성의 경력단절 등을 유발시켰다”면서, “올해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근무혁신 인센티브’, 육아·돌봄·학업의 상황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절하는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일․가정 양립 지역 추진단을 통한 사회적 공감대 마련에 힘쓰겠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포럼은 Workstyle Innovation, LessMore 캠페인을 추진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도하는데 입법적·문화적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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