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자도 병역의무…내국인 형평성 고려 검토
비닐하우스 같은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거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농장주·고용주는 외국인 근로자 사용을 금지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인권침해 방지 대책이 마련된다.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정책위원회와·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적용될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과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우선 농업·축산·어업 분야에 종사 중인 외국인 노동자 일부가 비닐하우스처럼 열악한 주거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는 비판이 많아 정부는 향후 최소 주거 기준을 설정하고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하는 사업장에는 신규 외국인 인력을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고용주는 외국인 근로자를 초청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산업재해를 은폐한 사업장에는 신규 근로 인력 배정 시 감점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 보호제도를 강화한다.

또한 정부는 내국인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귀화자에게 병역의무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 남성은 병역의무를 이행할 나이가 돼도 스스로 원할 경우에만 군대에 입대한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 심화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연령대 남성이 줄고 있다는 점, 귀화자가 사실상 병역 면제를 받고 있어 내국인과의 형평성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돼온 점을 고려해 귀화자도 내국인과 동일한 병역의무를 검토한다.

정부는 새 5개년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이민의 양적 확대’에서 ‘양적 확대와 질적 고도화’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이에 정부는 임금, 경력, 학력 등이 반영되는 종합 점수제 비자제도를 도입해 우수 연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등 고소득·고학력 외국인 국내 유입 방향의 가닥을 잡았다.

한편으로는 단순 기능인력 유입 증가 우려 속에서 불법체류자를 적발해 퇴거하는 체계 강화에도 나선다. 서울과 부산에만 있던 법무부 산하 이민특수조사대를 제주, 대전, 광주에도 추가로 설치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불법 입국·취업 알선 정보를 수집하는 사이버 전담팀도 신설된다.

또 비자 면제 국가의 국민이라도 사전에 인적 사항과 여행 정보를 입력해 여행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전자 여행허가제의 단계적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에 임대주택 지원 확대
다문화 가족 지원 정책으로는 가정폭력 피해 이주 여성에 임대주택 지원을 확대하고, 한국 국적 자녀를 키우는 외국 국적 한부모에게도 근로·자녀 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도 입국 다문화 가정 자녀의 국내 적응 지원을 위한 ‘레인보우스쿨’ 운영도 온라인·야간·주말반 등으로 다양화된다. 다문화 가정 자녀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이중언어 데이터베이스’ 등재 인원도 현재 590명에서 2018년까지 1000명으로 늘어난다.

이 밖에 일반 국민의 다문화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의 ‘찾아가는 다문화 교육’ 대상도 2017년 10만 명에서 2022년까지 20만 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