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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피어나는 한국농업의 힘!■ 해외특집
전우승 기자  |  jws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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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9  11: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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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ICA가 2015~2019년 동안 진행하는 ‘라오스농촌공동체개발사업’에 ‘한국 농업의 힘’이 돋보이고 있다. 이 사업에 파견된 한국 농촌진흥전문가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라오스 농업·농촌에는 활력 넘치는 변화와 발전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다.

KOICA 라오스농촌공동체개발사업 현장을 가다
한국농업의 위상을 높이는 4인의 농촌진흥전문가

라오스는 인도차이나 반도 내륙에 위치한 작은 나라다. 전체면적이 한반도와 비슷하지만 동쪽은 베트남, 서쪽은 미얀마, 남쪽은 태국, 북쪽은 중국에 가로막혀 해양 진출에 어려움이 크다. 라오스 경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야는 농업인데 쌀농사 위주이며, 수력자원과 산림자원, 석회석, 구리, 금 등 광물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생산기반은 취약하다. GDP의 20%를 해외 원조에 의존할 정도로 국가 경제력이 미약하며, 총인구의 23%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라오스 정부는 농업생산력 확대가 국가 경제력 향상을 위한 첫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농촌개발연구원(원장 정기환)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KOICA(한국국제협력단)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라오스농촌공동체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장을 취재했다.

한국 전문가들 라오스 농업·농촌 발전에 올인
라오스 총리 “시범마을 사업, 전국에 확산하라”
공무원·마을지도자들에게 “할 수 있다” 정신 심어줘
한국형 추진력으로 소득·환경·농업기술·공공인프라 개선

한국 농업전문가들의 활약
2015년부터 시작된 ‘라오스농촌공동체개발사업’은 KOICA의 용역을 받아 한국농촌발전연구원이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라오스 비엔티안 주와 사반나켓 주의 30개 마을에서 추진되고 있으며, 연수원 운영은 수도 비엔티안시에서 이뤄진다. 이 사업의 비전은 라오스 농촌의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내 해당 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사업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 1단계는 농촌소득증대, 인프라구축, 공공시설 확충, 환경개선 등이며, 2단계는 교육, 건강의료, 1단계사업의 지속관리 등이다. 총 투입되는 예산은 1,450만 달러(약 156억 원)에 이른다.

이 사업에는 그동안 한국 농업 농촌의 발전과정에서 활약한 전문가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도사업에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주요 인물로는 정기환 한국농촌발전연구원장, 윤병두 전농촌여성신문사장, 전세창 전경기도농업기술원장, 김용곤 전축산기술연구소 박사 등이다.
‘라오스농촌공동체개발사업’은 2017년 6월 1단계 사업을 마무리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 한국농업전문가들이 현지에 파견돼 우리의 농촌지도사업과 새마을운동 경험을 라오스 농촌개발사업에 접목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 ‘라오-코리아 농업·농촌개발연수센터’ 모습. 이 곳에서 라오스 농업·농촌 진흥을 위한 핵심 인재들이 육성된다.
   
▲ 라오스 황우 또한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다. 효율적 사양관리를 위해 우량초지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라오스 농민들이 변하고 있다
올해부터 이 사업은 2단계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라오스 정부 또한 1단계 사업의 성공에 고무되어 중앙부처와 지방정부가 힘을 모아 이사업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오스 농민들도 변하고 있다. 마을마다 단지마다 성공사례가 나타나면서 이 사업에 대한 호응도와 참여의욕 또한 높아져 더욱 향상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라오스는 세계 최빈곤국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의 50~60년대도 그랬다. 외국 원조로 간신히 살아가는 나라였지만 국민 모두 한 마음이 돼 국가 발전에 힘쓴 결과 오늘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그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한국의 농촌진흥 전문가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취재기간 내내 이들의 노력과 열정이 라오스 농업과 농촌의 발전과 번영을 이루는 한 알의 밀알이 될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한국 농업의 힘, 한국 농촌진흥전문가들의 열정, 라오스 농민의 염원이 한데 모여 라오스 농업·농촌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  미니인터뷰

   
 

라오스 농촌을 업그레이드 한다
사업총괄 = 정기환 원장

KOICA로부터 이 사업을 수주했을 때 정기환(71) 한국농촌발전연구원장은 사업 성공에 대해 확신했다.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농촌지도사업을 수행한 경력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오랫동안 농업정책을 연구했으며, 2000년 이후엔 UN 개발도상국 농촌개발 프로젝트에 수차례 참여했기에 개발도상국 농촌개발 프로젝트에 관한 노하우가 풍부했다. 특히 그가 2001~2001년까지 베트남에서 수행한 농촌개발프로젝트는 현지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를 인정한 베트남 정부는 이 사업을 이어받아 2010년 국가 목표사업으로 승격시키고, 2020년까지 농촌개발을 완성한다는 목표로 중앙정부 15개 부서가 힘을 모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에서의 성공 경험은 베트남보다 더 열악한 라오스 농촌개발에도 자신감을 갖게 했다.

특히 그가 운영하는 한국농촌발전연구원에는 농업, 지역사회, 여성, 보건 행정 등 분야별 전문 인력 80명이 안정적인 전문가 풀을 구성하고 있으며, 특히 농촌개발에는 농촌진흥 공직자 출신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기에 현장 사업 수행 능력도 충분했다.  
정기환 원장은 ‘라오스 농촌종합개발사업’에 대해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2019년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 비결을 묻자 정 원장은 첫 번째로 면밀한 준비를 꼽았다. “사업 구상 때부터 라오스 농촌의 현실과 주민의 요구 수준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한 프로젝트 진행에 주민의 호응을 광범위하게 이끌어 냈으며, 한국의 전문가들이 파견돼 열정적으로 활동한 것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비결”이라고 말했다. 특히 라오스 정부의 협력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라오스 정부 내 농림부, 기획예산부, 보건부, 교육부 등이 우리 사업 취지에 공감하고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도 이 사업의 성공적 진행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성공적 사업수행의 중요한 열쇠가 ‘주민 참여형 사업’에 있다고 본다. 당초 KOICA는 100% 지원 사업을 계획했지만 정 원장은 'KOICA 70%, 현지 주민 30%'라는 사업비 투자 원칙을 고집했다. 그래야만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라오스처럼 경제 여건이 열악한 나라에서 주민 부담이 가능하겠나?’ 라는 회의적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정 원장은 자신 있게 이 프로젝트를 밀어 부쳤고,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일례로 비엔티안 액상 마을(본지 2017년 12월11일자 신문보도)의 경우 마을 시장을 개설하는데 주민 참여 비율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앞으로 사업 추진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정 원장은 “현재 1단계 소득증대사업과 인프라 구축, 공공시설 및 환경개선 등이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2단계 사업으로 의료시설 확충, 교육환경 개선, 1차 사업성과의 유지 등에 힘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향후 사업 방향을 밝혔다.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는 지난해 비엔티안 주 액상마을을 직접 방문해 ‘라오스농촌공동체개발사업’의 성공사례를 직접 목격하고 깊은 감명을 받은 바 있다. 라오스 총리실은 이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자국 정부의 ‘삼상정책’(중앙정부의 정책, 도 정부의 개발전략, 군청의 예산 및 행정 지원이 협력을 이루어 마을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개념)을 KOICA의 ‘라오스농촌공동체개발사업’과 긴밀하게 협조해 추진할 것을 주문하는 공문을 정부 각 부서와 지방정부에 시달해 둔 상태다.
 

   
 

라오스 농업인재를 키운다
교육훈련 담당 = 윤병두 전문가

윤병두(71) 전문가는 라오스의 농업발전과 농촌부흥을 이끌 인재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가 일하고 있는 ‘라오-코리아 농업·농촌개발연수센터’는 약 70억 원이 시설 및 운영자금으로 투입됐다. 전천후 강의실과 숙소, 식당과 강당, 체육시설 등을 갖추고 연중 농업·농촌 관련 교육과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 교육센터는 당초 농림부 농촌지도국 소속으로 편재돼 있었는데 지난해부터 농림부 직속 센터로 격상됐다. 그만큼 라오 정부에선 이 연수센터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이다. 센터 원장은 라오스 관료가 맡고 있지만 실질적 예산집행과 교육프로그램 제공과 수행은 윤병두 전문가를 통해 이뤄진다.

교육대상은 주로 행정요원, 교관요원, 마을지도자, 새마을운동 담당 공무원, 여성지도자, 고위정책관료 등이다. 한마디로 라오스 농업농촌개발의 중추적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윤병두 전문가는 “한국의 농촌진흥이 사명감과 책임의식을 가진 마을지도자를 대거 육성하면서 탄력을 받았듯이 이 곳에서 라오스 농촌개발의 정신적 근간이 될 수 있는 애국심, 자부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줌으로써, 지속적인 농촌발전이 가능하도록 인재육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라오스 정부가 국가개발의 기본정책으로 삼고 있는 ‘삼상정책’과 한국의 새마을운동 정신을 효과적으로 결합해 최대의 성과를 도출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최근 들어 라오스 중앙과 지방의 공무원 연수도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증대와 품질향상을 한번에
미곡 생산 담당 = 전세창 전문가

라오스 쌀농업 분야에 대한 기술지원도 치밀하게 이뤄진다. 그 주역은 전세창(71) 전문가다. 그는 국내에서도 쌀 증산과 품질향상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이다. 일년 중 4개월을 라오스 최대 미곡 주산지인 사반나켓 지역에서 현장지도에 나서고 있다. 전세창 전문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일은 ‘쌀 가치사슬 향상 시범사업’이다. 쉽게 말해 쌀 종자에서 브랜드 유통까지 쌀의 전반적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 4년간 4억6100만 원이 투입돼 벼우량종자 센터, 고품질 벼 다수확단지 조성, 벼 수확 후 관리기술, 쌀 브랜드 개발과 유통 등이 추진되고 있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이 지역 벼 생육상태와 실태조사를 마치고 지난 한해 시범단지 조성과 기술지도에 힘썼다. 전세창 전문가는 “고품질 쌀의 생산을 늘려 쌀농가의 소득향상에 많은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마트에서 8개 브랜드 쌀이 유통되고 있으며, 브랜드 별로 kg당 3,000~4,000킵(10,000킵은 우리돈 약 1,400원)정도 차이가 나는데 고품질 쌀 생산을 늘려주면 농가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전세창 전문가는 “2018년에는 비료, 현대식 도정기계 등 기자재 공급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활약 덕분에 라오스 쌀농업의 밝은 미래가 앞당겨지고 있다.

 

   
 

매일매일 살찌는 라오황우
소 사양관리 = 김용곤 전문가

라오스 농촌은 우리나라 60~70년대처럼 농가마다 소(이곳에선 라오 황우라 부른다)를 키우고 있는데 보통 농가당 10두 안팎으로 사육하고 있다. 소를 키워 새끼를 내고 살찐 소를 내다팔면 농가는 매우 알찬 소득을 얻는다. 라오스 농가의 소득향상에 라오황우의 사양관리개선이 빠질 수 없는 이유다. 이 임무를 맡은 사람은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에서 37년간 근무했던 김용곤(69) 박사다. 김용곤 전문가는 2016년 11월부터 소 사양관리개선 농가실증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의 목표는 라오 황우산업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방안과 전략을 수립해 소 사육농가의 소득을 증대하는 것이다.

김 전문가는 라오황우의 문제점을 “영양소 낮은 자연초지 위주 사육과 비위생적인 사육환경, 표준사양기술의 미확립 등”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우선적으로 우량초지 확보에 힘썼다. 라오스는 자연적으로 초지는 풍부하다. 다만 소에게 영양가 높은 풀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 이에 따라 우량초지 조성을 위한 목초종자를 지원하고, 위생적인 축사 건축을 지원했다. 또한 배합사료와 질병 예방약 등을 공급해 송아지 폐사율을 줄이고 있다. “앞으로 시범마을 사업이 입소문을 타게 되면 라오스 전 농가가 이같은 사양관리기술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김 전문가의 눈빛에서 자신감과 보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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