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는 건강정보

▲ 왼쪽 내시경 화면, 오른쪽 형광시스템 화면.

 ‘형광물질’ 이용해 수술 중 혈관 상태·혈액 흐름 바로 확인

 서울대병원 조원상ㆍ오승준 교수팀, “뇌동맥류 수술에 큰 도움될 듯”

위장이나 대장을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듯 사람의 머릿속도 내시경으로 들여다 보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뇌세포와 뇌혈관의 상태는 물론 뇌혈류 흐름까지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도 사람의 머릿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뇌 내시경술의 개발에 이어 뇌세포와 뇌혈관, 뇌혈류 상태를 보다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이에따라 당장은 뇌졸중(중풍), 치매로 진행될 수 있는 뇌출혈이나 뇌동맥류 등 뇌혈관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지만 장기적으로 다양한 난치, 불치나 원인불명의 뇌질환의 진단,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전망이다. 

▲ (사진 왼쪽부터)신경외과 조원상 교수, 비뇨기과 오승준 교수.

서울대병원 조원상(신경외과)·오승준(비뇨기과, 의료기기혁신센터장) 교수팀은 최근 사람의 머릿속을 더 정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뇌 내시경용 특수 형광시스템’ 치료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뇌혈관 속 혈액의 흐름까지 쉽게 확인 할 수 있게 된것이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뇌출혈이나 뇌동맥류로 파열된 뇌혈관을 잇는 수술에서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해져 추후 재발이나 뇌졸중(중풍), 치매로 진행되는 합병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뇌혈관질환은 심혈관 질환과 함께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위험한 급성질환이다. ‘뇌동맥류’는 대표적인 뇌 혈관성 질환인데 파열성인 경우 사망 또는 장애 발생률이 65%에 이르는 중병이다.
일반적으로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혈관질환을 말한다. 발생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드물지만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유전적으로 혈관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으로는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나타나거나, 주변 신경조직을 압박해 비정상적인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 전조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을 통해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뇌동맥류 결찰수술로 하는데 머리에 열쇠구멍 크기의 구멍을 뚫어 묶는 것으로 의학적으로 ‘키홀접근법’이라고 한다. 두개골을 열지않고 최소한의 부위만 노출시키기 때문에 출혈이 적어 개두술에 비해 수술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되고, 미용적으로 우수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 수술하기 때문에 숙련된 의료진과 이를 보완해줄 장치들이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특수 형광 시스템은 이런 보조 장치다. 먼저 ‘뇌내시경’은 수술현미경으로 확인이 어려운 구조물을 볼 수 있게 빛과 시야를 확보해준다. 다음으로 ‘형광시스템’은 혈액에 주입한 형광물질을 특수 필터를 통해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방법으로 혈관 결찰술 이후에 혈액이 제대로 순환하는지 혈관벽의 상태가 어떤지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혈관 겉모습만 볼 수 있는 기존 뇌내시경술과 달리, 뇌의 미세혈관 상태를 관찰하거나 혈관 내부의 혈액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수술 집도시 내시경 화면과 형광필터 화면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신경외과 조원상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형광시스템을 이용하면, 주로 뇌동맥류가 원인인 뇌혈관계 수술을 보다 정밀히 할 수 있어 향후 뇌졸중이나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며 “환자들의 예후도 좋아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뇌수술용 로봇 개발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나 대장의 ‘내시경용 형광시스템’ 개발은  독일과 일본이 앞섰지만 ‘뇌 내시경용 형광시스템’ 개발은 조원상·오승준 교수팀이 세계 최초다. 이 형광시스템 개발과 관련된 연구결과는 ‘세계 신경외과학(world neurosurgery)’ 저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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