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유원대학교 겸임교수

농촌여성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발명’에
도전할 때다.
망설일 틈도 이유도 없다.
발명 속에 농촌여성들의
권익 향상과 소득 증대,
문화적 갈증 해소가
있기 때문이다.

▲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유원대학교 겸임교수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농고를 졸업하고 농촌진흥원(현, 농업기술원)에서 근무하며 학업을 계속해 신문기자가 돼 농촌진흥청 등을 출입했고, 한국발명진흥회로 옮겨 이사로 명예퇴직 후 농촌에 있는 대학에서 발명특허학을 강의한 것까지 45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 순간도 농촌을 잊어 본 적이 없다. 매년 수차례 고향을 찾아 농촌을 지키는 지인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초청강의로 전국의 수많은 농촌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즐거운 마음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많았다. 적지 않은 사람들의 너무 힘들다는 하소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농촌도 제 하기 나름’이라는 반가운 말을 들을 수 있었고, 급기야 ‘농업은 6차 산업’이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2016년부터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데 우리나라 농촌에서는 그 보다 오래 전부터 6차 산업을 앞세워 보다 살기 좋은 농촌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은 힘들고 어려운 곳이 농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장 만족할 만한 답은 없다. 그러나 한 단계 한 단계씩 계단을 오르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답이 보인다. 우리 농촌은 이미 그런 마음으로 오래전부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6차 산업이 바로 그것이고, 지역특성과 특산품을 중심으로 개발된 지리적 표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지리적 표시 증명표장 등도 있다. 여기에 농업분야의 산업재산권 출원이 늘어나면서 농업도 당당한 산업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필자는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고 줄곧 주장했는데, 여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발명교재를 집필하면서 발명의 정의도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전에 없던 것을 새로 생각해 내거나 만들어내는 것’에서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로 바꿨다. ‘좀 더 편리하게’ 한 아이디어는 특허나 실용신안 출원이 가능하고, ‘좀 더 아름답게’에 해당하는 아이디어는 디자인 출원이 가능하다.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산업재산권 출원 세계 4위의 국가다. 인구대비 세계에서 여성이 가장 많은 발명을 하는 국가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발명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발명은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농촌도 발명으로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 1차 산업인 농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3차 산업인 서비스업 그리고 1-2-3차 산업을 모두 합한 6차 산업을 살펴보면 이미 수많은 산업재산권의 결정체다. 농촌은 발명 소재들이 수없이 많은 ‘발명의 보물창고’다. 지역특산품을 개선한 발명과 전통식품과 문화를 현대화한 발명 등 주변을 살펴보면 수많은 소재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들을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좀 더 편리하게’에는 ‘좀 더 맛있는 것’과 ‘좀 더 효과가 있는 것’ 등 현재의 것보다 조금이라도 개선된 것이면 모두 포함된다. ‘좀 더 아름답게’에는 모양과 형상 그리고 색깔까지 포함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도 있다. ‘아무리 큰일이라도 그 첫 시작은 작은 일부터 비롯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처럼 발명가를 위한 다양한 지원제도를 가지고 있는 국가도 흔치 않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는 말은 성경에 나오는 구절로 초보발명가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농촌여성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발명’에 도전할 때다. 망설일 틈도 이유도 없다. 발명 속에 농촌여성들의 권익 향상과 소득 증대, 문화적 갈증 해소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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