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저가의 중국산 김치 공세에 밀려 지난해 김치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2867만 달러, 수출액은 8139만 달러로 4728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1% 늘어난 수치로 관련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낮은 원가와 생산비로 국산 김치에 비해 저렴함을 무기로 중국산 김치가 대거 유입돼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이다. 실제 중국산 김치는 전체 수입량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김치 무역수지는 7864만5천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중국산 저가 김치가 수입되면서 흑자폭이 점점 줄더니 2006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던 2009년 잠깐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서 매년 그 폭이 커지고 있다.

연초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우리 농식품 수출실적을 발표하며 전년대비 5.6% 증가한 68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치수출도 소폭 증가했지만 수입액이 사상최대여서 그랬는지 이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자료에 밝히지는 않았지만 2017년 우리의 식품 수입액은 250억 달러를 훌쩍 넘어 수출의 3.7배나 된다. 이는 약 2주 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서 확인된 수치다.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는 수입 농산물로 인한 우리 농업인들의 염려를 생각해서였을까. 우리 농식품산업을 바라보는 두 기관의 접근이 사뭇 다르다. 이를 지켜보며 걱정하는 농업인들의 마음은 한결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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