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토론회에는 전국 200여 명의 양봉인과 한국양봉협회 등의 농업인단체,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공무원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기후변화․치명적 전염병으로 꿀벌 생사기로
농작물 다수가 꿀벌 없이 수확하기 어려워

봄이면 농촌 들녘 이곳저곳을 바삐 옮겨 다니는 곤충이 있다. 꽃과 꽃을 오가면서 농작물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꿀벌이다. 꿀벌은 농업인들의 오랜 친구이자 동업자로서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 꽃에 꽃가루를 옮겨주면서 꽃에서 열매로의 수정을 도왔다.

꿀벌은 농업인들에게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동시에 달콤한 꿀을 만들어 양봉인들의 소득에도 기여했다. 그런데 정겨웠던 꿀벌 소리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급격한 환경변화와 생존에 위협을 주는 전염병, 해충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최근 이러한 꿀벌의 생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토론회가 서울시 국회에서 열리기도 했다.

토론회에는 전국 200여 명의 양봉인과 한국양봉협회 등의 농업인단체, 농촌진흥청,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공무원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꿀벌의 보호대책에 대한 입법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꿀벌 가치는 5조9천억 원인데…
2006년 미국에서 갑자기 많은 꿀벌들이 사라진 봉군붕괴이상증상 CCD(Causes of Colony Collapse Disorder)가 발생했을 때,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는 꿀벌의 역할을 대신하는 로봇을 만들었다. 꿀벌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미국 학자들은 기후변화, 환경스트레스, 고온, 황사 등 다양한 추측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농촌에서 생산되는 100대 작물은 식량에 98%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85종의 작물이 벌꿀의 역할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벌꿀은 대다수 작물의 생산에 커다란 역할을 하는 일꾼으로서 씨앗생산 등의 농업 발전에도 힘을 더하는 조력자다. 꿀벌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졌을 때 5조9천억 원이란 통계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꿀벌의 가치를 연구하고, 환경변화에 따른 적응력과 생존률이 높은 꿀벌 종자의 다양화 등을 위한 전문연구집단은 부족한 실정이다. 축산물로 포함된 양봉업에만 농림축산식품부가 관련기관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꿀벌의 국회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의 현장에서 달려온 양봉업자들의 원성은 토론장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꿀벌 위협하는 낭충봉아부패병
낭충봉아부패병과 작은벌집딱정벌레는 꿀벌들이 꿀을 생산하는 벌통에 기생해 꿀벌들을 공격하고 봉분을 붕괘시키며 일벌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토종꿀 품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양봉업자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염병 바이러스에 봉장이 오염되고 작은벌집딱정벌레가 벌과 함께 벌집에 기생하고 있어 큰 시름을 앓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 세균질병과 꿀벌질병관리센터에서는 꿀벌의 건강과 질병관리를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낭충봉아부패병 증상이 의심되면 꿀벌의 활동 범위를 격리하고 양봉기구와 양봉장을 청소․소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단위 방역대의 공동방역이 지역 전체의 낭충봉아부패병 발생을 최소화시키는 열쇠라고 설명했다.

꿀벌을 사육하면서 양봉농업인들은 화분떡을 먹이로 공급한다. 작은벌집딱정벌레는 꿀벌의 화분떡을 빼앗아 먹으면서 벌집 곳곳에서 애벌레부터 성충까지 기생한다. 작은벌집딱정벌레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양기 꿀벌들에게 2~3일 간만 먹을 수 있는 화분떡을 소량(약 230g) 제공해야 한다. 또한 작은벌집딱정벌레를 발견하면 즉시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와 동물위생시험소에 신고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기타축종에 포함된 양봉의 실상

▲ 토론회에서 질의하는 한 양봉인

토론회 말미에는 관계 공무원, 전문가와 양봉농업인들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농업인들은 양봉업의

문제점과 부당한 경험을 건의하기도 했다.

“양봉업은 들에서 하면 농업이고 산에서 하면 임업인데 임업으로의 역할도 있다”며 양봉업이 축산에

하는 근본적 의문에 대한 질의에 무게를 더하며 참석한 농업인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 농업인은 “농림축산식품부에 양봉 애로사항으로 현장에 나와 달라고 전화한 적이 있는데, 소는 병들면 오고 벌은 병들면 안 온다”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농업인들의 양봉업 발전을 위한 개선요구는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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