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계 이슈 ‘한눈에’

▲ 지난 10월에는 낙태법 폐지와 관련된 사진전이 개최돼 많은 여성들의 눈길을 끌었다.

올 한 해 동안 각종 방송과 라디오 등 문화계에서는 페미니즘과 관련된 다양한 소재들이 쏟아졌다. 이처럼 각종 매체에서 페미니즘을 2017년 주요 키워드로 선정하고 있다. 특히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SBS스페셜 ‘82년생 김지영, 세상 절반의 이야기’가 2017년 ‘양성평등미디어상’ 대상을 수상하면서 페미니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를 줬다. 페미니즘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여성과 관련된 성범죄 사건도 끊임없이 발생하기도 했다.

몰카‧대기업 성범죄 발생
올해는 직장 내 성희롱이나 크고 작은 성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특히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의 증가와 데이트 폭력 사건들이 더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젠더폭력과 관련해 정부는 지난 8월 젠더폭력 방지 종합대책 마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9월 ‘몰카 판매 규제 등 디지털 성범죄 종합대책’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일상의 두려움으로 자리 잡은 ‘불법촬영’은 누군가 나를 찍고 있을지도 모르는 두려움을 느끼며 살아야해 공공화장실이나 지하철, 철도 등 대중시설의 일상적 이용에도 불안과 불편을 느끼는 여성들도 여전히 많다.

한편 10월 군대 내 여군 성폭행 사건과 딸 친구를 성폭행한 후 살해한 일명 ‘어금니 아빠 사건’, 그리고 11월 '한샘 사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며 직장과 사회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성폭력 문화와 카메라를 활용한 불법촬영의 문제가 더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외에도 작년에 이어 문화예술계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됐으며, 이와 관련해 10월 할리우드 배우들이 성폭력 폭로를 시작하며 전 세계적으로 #me_too 캠페인이 확산되기도 했다.

여성용품서 화학물질 검출
하반기에는 여성의 필수품인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 여부가 여성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생활 속 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이 문제가 된 것이다.

특히, 지난 8월 소비자들의 인터넷 후기담으로 생리대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최근 젊은 여성들에게도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 등 기존에 폐경기 여성들에게서 주로 발병했던 질병들이 증가하고, 기존 세대에는 심하지 않던 생리통의 증가와 생리대 사용으로 인한 짓무름, 가려움증, 통증 등 세대별 자궁과 관련한 질환 발병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9월 식약처의 긴급 현장조사 결과 ‘일회용 생리대 인체 위해성 없는 수준’이라 발표됐지만 10월 식약처의 화학물질 조사가 ‘표기 오류’로 발견되면서 다시 한 번 큰 논란이 됐다. 결국 11월 정부는 생리대 건강영향 조사에 나선다고 발표하면 12월1일 공동협의체를 구성했다.

한편 생리대에 대한 공포로 인해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생리컵이 대안 중 하나로 떠올라최근 식약처는 내년 1월부터 미국 회사가 제조한 생리컵을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첫 허가를 내줬다.

낙태법 폐지 서명
지난 9월3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코너에 등록된 낙태법 폐지 청원이 20만 명을 돌파했다. 청원글을 살펴보면 “원치 않는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날 아이,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며 설명하고 있었다. 이 청원은 많은 여성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약 한 달에 23만 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해 정부 부처는 공식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 지난 12월2일 낙태법 폐지를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공원 앞에서 ‘2017 검은 시위’를 열고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임신중절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현황과 사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겠다고 약속했으며, 헌법재판소도 다시 한 번 낙태죄 위헌 법률 심판을 두고 있어 새로운 공론장이 열리고 사회적, 법적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임신중절 실태조사는 과거 5년 주기로 진행됐으나, 2010년 조사를 마지막으로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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