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농식품유통교육원 양동선 교수

농산물은 필수재로 가격탄력성이 낮으나
▲ 양동선 교수
품목에 따라 가격 탄력성에 차이가 있다.
품목에 따른 가격 탄력성을 고려해 품목별
적절한 수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힘입어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농축산물과 농식품산업에도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농업경영에는 기대큼의 개선 조짐이 더딘 실정이다. 지난 2005년부터 최근 2015년까지 10년 동안 농가당 농업 총수입은 연평균 –2.4% 역신장한 반면, 농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입되는 비용인 농업경영비는 동기간 동안 연평균 4.3%씩 꾸준히 증가해 농업소득은 연평균 –0.5%씩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2005년 농가당 농업소득은 1181만원이었으나, 2015년 1125만원으로 2005년 대비 95% 수준으로 하락했다.

쌀, 건고추, 마늘,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화훼 등 주요 농산물에 대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지난 2003년~2013년까지의 수요의 가격탄력성에 대한 2015년 조사 발표 자료에 따르면, 당시 평균 가격탄력성은 0.26으로 비탄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란 특정 품목에 대한 수요량 변화율을 가격 변화율로 나눈 값으로 농산물은 일반적으로 가격에 비탄력적이므로 가격탄력성이 1보다 작다. 필수품이고 소비대체제가 적을수록 그 값이 작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최근 2005년~2015년까지의 주요 농축산물에 대해 5대 부류(양념류, 과일류, 식량류, 축산류, 화훼류) 13개의 동일한 품목에 대해 조사했다. 세부적으로는 양념류인 건고추·마늘·양파·참깨, 과일류를 대표하는 사과·배·감귤, 그리고 주요 식량자원인 쌀, 축산류의 경우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조사 품목으로, 화훼류는 절화와 분화에 대해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2005년~2015년 수요의 가격탄력성은 0.28으로 조사돼 가격탄력성이 1미만으로 전형적인 농산물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즉, 농산물이 필수품이자 생필품인 관계로 가격등락에 관계없이 수요가 이뤄지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2015년의 조사결과치인 0.26보다는 다소 비탄력적인 경향으로의 전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부류별로 볼 때 비탄력적인 경향을 보이는 부류와 탄력적 경향을 보이는 부류가 혼재되어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양념류(0.19)와 과일류(0.15), 그리고 식량류(0.23) 및 축산류(0.13)는 1미만으로 비탄력적으로 나타났다. 절화와 분화 등 화훼류도 2015년 조사때는 가격탄력성이 1.1로서 탄력적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2017년 조사에서는 0.88로 비탄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2003년~2013년 기준으로 기조사한 13개 품목에 대해 2005년~2015년 기준으로 가격탄력성을 조사한 결과 난류 및 관엽류의 분화(1.07)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1이하로 비탄력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다만, 2003년~2013년 대비 가격탄력성 증감에서 탄력성이 증가한 품목은 참깨, 쇠고기, 건고추 등 13개 품목 중 8개 품목인 것으로 분석된 바, 2년 전에 비해 주요 농축산물에 대한 비탄력적 특징이 완화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와 같은 농축산물의 비탄력성의 지속적인 경향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각 품목별 수요탄력성의 특징을 감안, 주요 농축산물의 수요 창출과 공급 조절을 통한 수급 균형이 바람직할 것이다. 농산물의 생산증가에 따른 소비를 더욱 늘림으로써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서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수급의 균형을 통해 가격을 올리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농축산물은 필수재로서 비탄력적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 사치재로서 탄력적인 경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품목별로 적절한 수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요구되어진다. 1990년~2000년대 초까지 쇠고기는 보편화되지 않은 사치재의 성격을 보유하였으나, 소득 향상에 따른 육류 소비 확대 등으로 사치재 성격에서 필수재 성격으로 전환됐다. 반면, 화훼류 중 난류, 관엽류 등 분화류의 경우 여전히 필수재이기 보다는 사치재의 경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에 적합한 수급방안 모색이 바람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품목별 수요탄력성을 감안, 각 품목별 생산자조직의 체계적 육성이 시급하다. 농축산물 경쟁력은 상품의 균질성, 공급의 안정성, 상품 종류의 다양성, 안전성 등에 있다. 개별 농가단위에서 관리하기 힘든 부문은 상품 균질성, 공급 안정성, 상품종류 다양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따라서, 품목별 생산자 조직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품목 특성에 따라 조직의 육성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과수 또는 시설 원예작물의 경우 산지유통센터(APC), 공선회 등 마케팅조직을 중심으로 조직화해 상품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노지채소의 경우에는 공동생산 및 공동경영을 통해 생산성을 제고하고, 상품 공급력을 제고해 시장교섭과 수급조절을 위한 기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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