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GDP) 3만 불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2006년 2만 불을 돌파했으니 11년째 3만 불을 넘어서지 못하다가 경제기관들에 의하면 드디어 내년 초에 3만 불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국가의 경사스러운 일에 농업인들은 어깨춤을 들썩일 입장이 못 된다. 춤은 고사하고 단 한치도 개선되지 않고 있어 한숨부터 나온다.

국민소득 3만 불과 비견되는 일로 농협에서 주장하는 농민소득‘5천만 원 시대’도 있다. 5천만 원은 3만 불을 한참 넘어서는 금액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5만~6만 불이 농업인들에게 떨어지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농업인들의 기본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이런 말들은 모두 허황된 얘기일 뿐이다. 전체 농업인 250만 명 중 63%가 연간 1천만 원도 안 되는 수익 속에서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허울 좋은 억대 농부들도 상상 못할 빚에 허덕이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 이유는 국가가 전 세계 농산물을 상대하도록 농업인들을 완전경쟁 상태로 몰아넣은 덕분이고, 쌀 이외에는 어떠한 농산물도 최저가격을 보장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점에 집중하지 않은 채 농정개혁을 하겠다고 위원회나 만드는 농식품부는 변죽이나 울리고 남의 다리나 긁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소득‘3만불 시대’를 쌍수 들고 환영해야 할 판에 여기저기 사회적 양극화 문제만 새삼스레 부각되고 있다. 

도시 서민들의 삶도 팍팍하지만, 농업인들의 삶은 이 겨울에 더욱 처량하고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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