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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벌레의 습격…모두가 나서 막아야월요칼럼- 이진모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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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0  10: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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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해충 문제도 심각해질 전망…
정부와 농가가 앞장서야겠지만 
국민들도 수입금지 농산물을 
반입하는 등의 행위를 지양하고 
꾸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올 여름, 서울시 도봉구와 강북구 일대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엄지손가락만한 벌레들이 길이나 가게에 나타나 주민들이 깜짝 놀란 것이다. 한 두 마리가 아니라 쓰레받기로 걷어내야 할 정도였다. 이 벌레의 정체는 미끈이하늘소. 낮에도 문제지만 밝은 빛에 반응하는 미끈이하늘소의 특성 때문에 한동안 불 밝힌 번화가에는 손님보다 벌레가 더 많은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붉은불개미’다. 지난 9월 말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같은 종 내에서는 살인개미라고 불릴 정도로 성격이 포악하다. 일부 뉴스를 통해 사람을 물어뜯는다는 등 위험성이 부풀려진 부분도 있으나 떼로 공격을 받지 않는 한 사람에게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고 한다. 

유례없는 벌레의 습격이다.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에서 처음 발견돼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밤나방 애벌레는 발견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으나 아프리카 3분의 1이 이 벌레 때문에 옥수수 농사를 망친 상태며, 앞으로 1년 동안 옥수수 농사에서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3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남방소나무좀과 호리비단벌레 등의 해충이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를 비롯해 미국 전역의 숲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솔송나무 솜벌레까지 가세하면서 전체 산림지대의 66% 정도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벌레의 습격. 무엇이 문제일까. 우선은 세계 석학들이 입을 모아 경고하고 있는 기후변화를 그 이유 중 하나로 들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세계 기온은 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지난 100년간 1.8℃ 상승해 세계 평균 0.75℃의 2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5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4℃ 상승하고, 폭염일수는 5.8일 많아진다고 한다. 벌레는 변온동물로 따뜻하고 습할수록 번식력도 강해진다. 한반도가 점차 곤충의 번식이 유리해지는 조건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끈이하늘소가 갑작스레 도심을 습격한 이유 중 하나로 지난 겨울이 상대적으로 덜 추워 많은 수의 애벌레가 죽지 않고 성충으로 자라 개체 수가 급증한 것을 꼽았다.

두 번째 이유는 늘어난 외국과의 교역량, 그리고 해외를 오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다. 붉은불개미의 경우에도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는 항만에서 발견됐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1900년대부터 국내에 유입된 해충은 47종으로, 이 중 14종이 2000년 이후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기나 배에 실려 있던 것은 비단 화물과 사람만은 아니다. 거기에 비정상적인 경로로 국내에 반입된 과일, 종자, 묘목류 등에 의해 유입돼 확산된 경우도 많다.

해충이 국내에 유입되면 천적이 없어 토착종을 밀어내고 농작물을 훼손하는 등 우리 생태계에 큰 피해를 끼칠 것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애멸구 등 6종의 해충에 대해 기후변화시나리오에 따른 전국 단위 발생예측 지도를 작성해 활용 중이다. 또한 침입해충 꽃매미의 생물적 방제를 위해 꽃매미의 천적인 벼룩좀벌을 도입해 테스트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동식 스마트 공중 포집기를 개발해 이동성 돌발 해충 발생 현황 등 예찰을 시작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해충 문제도 심각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해충의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제는 그 다음 문제다. 정부와 농가가 앞장서야겠지만 일반 국민들도 수입금지 농산물을 반입하는 등의 행위를 지양하고 꾸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우리 생태계와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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