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종교단체에서 ‘내 탓이요’라는 운동을 벌인 적이 있었다. 자동차 유리판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한때 국민적 관심을 받기도 했다. 사람들은 가정, 사회, 국가라는 울타리 속에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잘못이 생기면 나보다 먼저 환경, 주위사람 등 남 탓으로만 돌리고 자기 책임을 회피한다. 

영국의 시인 알렉산더 포프는 남을 탓하는 사람을 빗대 ‘7명의 바보들’이란 글을 남겼다. 어제의 실수를 보면서도 오늘 고치지 않는 사람, 자기생각을 바꿀 생각이 없는 사람 등 7가지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 했다.

필자는 라오스 농촌주민을 대상으로 교육연수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들은 못사는 이유를 환경 탓으로만 돌린다. 사막을 옥토로 만든 이스라엘 국민도 있는데 말이다. 60년대 한국의 농촌도 이들의 생활과 비슷했다. 못되면 모두 조상 탓이고, 굿이나 점으로 운명을 극복하려 했다. 긴 겨울 일하지 않고 노름판이나 벌리면서 보릿고개를 숙명처럼 여겨왔다. 이러한 환경과 의식을 바꿔놓은 것이 70년대 새마을운동이었다.

열악한 환경도 우리 내면에 잠재된 생각만 바꾸면 가능하다는 ‘내 탓’의식이 싹트면서부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됐다. 이 정신은 지금 라오스 농촌개발연수원의 교육 모토로 삼고 있다.

최근 한국의 정치판은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는 말처럼 남만 탓하는 바보가 되기 전에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미래지향적인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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