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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전문가는 있는가…월요칼럼-정기석 마을연구소 소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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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3  1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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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과 전문성을 확보한 
지역현장 전문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과제가 선결돼야 한다. 
그래야 마을에서 ‘업자’가 아닌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농촌정책 실패에 대한 질타가 매서웠다. 특히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부실사례의 절반가량이 위탁받은 한국농어촌공사의 무능력과 무책임이 주요 원인이라는 김현권 의원의 분석은 가히 충격적이다. 

지난 십 수 년 동안 농촌지역개발사업이 벌어진 마을, 지역마다 소득 제고, 일자리 창출, 삶의 질 향상은 고사하고 유휴시설만 골칫거리로 남았다. 이미 2011년 한국농어촌공사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사업지의 50%에 달하는 시설물이 폐쇄상태인 것으로 드러났을 정도다. 당시 진단한 미비한 사업계획, 미흡한 운영 프로그램, 부실한 사후관리 등은 전혀 해결되지 않은 셈이다. 

근본적 해결책은 사업 성패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를 정확히 따지는 데 있다. 농촌지역개발사업 같은 마을공동체사업의 책임주체로는 통상 행정, 주민, 전문가 등이다. 개중 전문성과 실행력이 부족한 행정과 주민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돈’을 받고 대신 해결해주는 책무를 위임받은 용역업자 등 ‘외부 전문가’의 역할이 가장 크고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마을공동체 사업이 벌어지는 전국의 지역과 현장마다 들리는 ‘전문가’에 대한 평판이나 성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문제의 발단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대 100억 원 규모의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 시행되자 사사로운 농촌지역개발관련 용역업자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기 시작했다. 농촌컨설팅 용역시장이 돈이 된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그 부작용과 후유증은 심각하다. 시장 진입장벽이 없으니 전문가의 역량과 성과가 전체적으로 저하된 것은 물론, 관련 용역시장의 공정거래 질서마저 교란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 업체 선정 과정에서 최저가 경쟁입찰 방식을 적용하다보니 입찰경쟁에서 이기는 기술과 방법론이 뛰어난 부적합한 비전문 또는 사이비 용역업체들이 시장을 독과점하다시피 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농식품부가 컨설팅업체 등록제, 국가공인 농어촌지역개발컨설턴트 제도 등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도 없고 시장 진입 문턱은 여전히 낮다. 기관 인증제, 인증기관 3진아웃제, 최저가가 아닌 최적가 입찰방식 전환 등 전문컨설팅 시장의 정도와 정의를 지키기 위한 보다 강력한 정책과 제도가 요구되는 이유다. 

최근 농식품부는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지자체에 농촌지역개발사업을 담당하는 전담조직을 설치하거나 민간전문가를 전문위원으로 위촉하려는 고민과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과 행정의 사이에서 전문적인 지원과 소통 업무를 담당하는 중간지원조직체계 구축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지자체의 위탁을 받은 한국농어촌공사, 또 한국농어촌공사의 재위탁을 받은 민간용역업체의 전문적 역량 한계의 문제와 구조적 폐해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

가령 각 지자체의 중간지원조직이 해당지역의 농촌지역개발사업 관련 사업을 총괄 전담하는 방식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 중간지원조직은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에 의존하는 기존의 수동적 조직운영구조를 탈피해 자체적으로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수지구조와 독립기관으로서 자생구조와 자립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정형화된 정책사업 지원 업무 외에 지역의 마을공동체 사업 관련 컨설팅, 교육, 연구개발, 각종 위탁연구과제 등 자체 수익사업을 창조적으로 개발, 병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런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려면 농촌지역 특유의 현장감과 전문성을 확보한 지역현장 전문인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과제가 선결돼야 한다. 그래야 마을에서 ‘업자’가 아닌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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