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농업인을 위한 특별한 은행 ‘농지은행’성과

▲ 농지은행 ‘2030세대 농지지원 사업’으로 농업의 꿈을 실현시키는 평택의 농부 진봉호씨.

농지은행 27년, 맞춤형 세대별 사업으로 효율적 농지관리

농업인에게 농지는 곧 삶의 터전이다. 또 농지는 국가 식량안보를 위해 지켜내야 할 보루다. 그러기에 농지의 효율적 관리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농지은행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일반 사람들이 필요한 돈을 맡기거나 빌리는 게 일반은행이라면, 농업인들이 농사지을 땅을 맡기거나 빌리는 게 농지은행이다. 농지은행이 시작된 지 27년, 그간의 성과를 알아본다. 

농업인의 안정적 소득 농업경쟁력 강화에 기여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지은행사업을 1990년 농지규모화 사업으로 처음 시작했다. 현재는 농지연금, 경영회생, 농지매입비축사업 등 7개 사업으로 확대하며 실질적인 농업인 소득안정과 활기찬 농촌 건설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농지은행은 농업발전과 농업인을 위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공적 농지 종합 관리기구 시스템이다. 그러기에 농지은행은 수익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농지가 필요 없게 된 농가와 농사 규모를 늘리거나 새로 농업에 종사하려는 사람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 주요업무이다. 농지은행 사업은 농지의 생산적 이전과 더불어 평생 농업에 종사한 고령 농업인을 위한 노후 지원, 농지의 효율적 관리를 목표로 한다. 

농지은행은 농업에서 새 희망을 찾는 청년들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된다. 2030세대 젊은 예비농에게 농사 지을 땅을 최저의 부담으로 빌려주거나 판매한다. 
또 고령, 은퇴농 등 농지소유자에게 임대료를 지급하고, 농지 위탁자에게는 안정적 소득을 주고 농지 수탁자는 농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우며 농지의 선순환을 이끌어 가고 있다.

청년 1만3434명에게 농지 지원 
평택에서 벼농사와 도정공장을 운영하는 진봉호씨는 농지은행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얘기한다. 
“아버지를 도와서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보다 저 스스로 농업에 대한 꿈을 만들고 싶었는데 농지은행이 그 기회를 주었어요.”농지은행의 2030세대 지원사업으로 농지 5ha를 임대할 수 있었고, 성취감을 느끼며 농사의 재미를 알게 됐다. 

“논농사는 규모화가 답입니다. 경영비도 줄이고 관리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었죠.”
평택에서 고품질 쌀 재배로 농사의 참 맛을 알아가며, 수익성까지 추구하고 있는 진봉호씨의 말이다. 

농지은행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20~30대 청년 1만3434명에게 지원한 농지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45배인 1만3141㏊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2년 2030㏊에서 지난해 3187㏊로 연평균 1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 <농지은행 농지규모화 사업 성과>

농지연금 8000건 돌파
농지은행이 고령농을 위해 세계 최초로 2011년 출시한 농지연금의 경우 지난해까지 매년 가입 건수가 연평균 12%씩 증가하며 고령농의 생활안정을 돕고 있다. 올해 8월까지 누적 가입 건수는 8137건이며 평균 월지급액은 약 92만 원이다. 농어촌공사의 한 관계자는 “농촌에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고령으로 농사지을 능력이 안 되는 분들에게는 농지연금이 노후대책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지은행을 운영하는 농어촌공사는 올 하반기 목돈을 수시로 찾을 수 있는‘일시인출형’과 담보 농지를 공사에 매도하기로 약정하고 더 많은 월 지급액을 받는‘경영이양형’등 새로운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며 2020년까지 2만 건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는 배우자의 승계연령을 기존의 65세에서 60세로 완화할 예정이어서 더 많은 농업인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농지은행이 젊어지는 농촌 만든다
이밖에 농지은행은 농지규모화 사업으로 경자유전의 원칙을 실현하며 자작농 육성을 위해 농지구입을 지원하거나 임대농지를 전업농 등에 임대해 농지 규모 확대를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쌀 전업농 벼 재배면적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게 됐다. 올해까지 6ha 수준의 규모화된 쌀전업농 7만호가 전체 벼 재배면적의 55%를 담당함으로써 쌀의 안정적 공급 기반 마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농지은행의 농지매입비축사업은 고령은퇴, 이농전업 농업인 등의 농지를 매입 후 2030세대 와 젊은 창업농 등에 장기 임대해 농지이용 구조개선 촉진하는 사업이다. FTA 등 영향으로 탈농가의 소유농지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농지수급 불안, 농지가격 하락 등 농지시장 불안정에 대응해 왔다. 

그간 농지은행에서 매입한 농지는 귀농인 등 신규창업농, 2030세대 등 젊은 농가에 장기 임대해 새로운 농업경영체 육성에 기여해 왔다. 농지은행의 이같은 사업결과 임차농업인의 연령을 매도농가 연령 대비 22세 하향시켜 지속가능한 농업의 길을 열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해 신규계약을 체결한 임차자 평균연령은 39세, 재계약 건 포함 시 46세였다. 

농지은행 27년, 신규 취농인에게는 안정적 농업경영을 위한 농지지원을, 고령농에게는 생활안정 기반을 마련하며 젊어지는 농촌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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