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견 교수의 재미있고 유익한 옷 이야기(22)

옷 얇게 입는 아동이
운동능력 향상되고
머리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진다

옷을 약간 서늘하게 입는 게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이제 거의 상식이 돼 있다. 이미 많은 학자들의 연구에서도 그 같은 사실이 밝혀졌고, 필자 역시 바람직한 육아를 위해, 성인병 예방이나 다이어트와 관련해 여러 번 그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옷으로 건강을 유지, 증진시킨다는 것은 실천과 생활화가 필수다. 때문에 반복적인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호에는 그 훈련이 사계절 중 요즘처럼 쌀쌀한 바람이 느껴지는 향한기(向寒期:추위로 가는 시기)가 딱 좋은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특히 유아기는 체온조절 능력이 자리잡아가는 과정이고, 이때 형성된 습관이 평생 간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지금 그 훈련을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유아기에는 어머니의 한서 감각에 따라 옷이 입혀진다. 어머니가 추우면 더 입히고 더우면 벗긴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성인과 아동의 체온조절 기능은 다르다. 그러므로 어머니가 적절한 정보를 갖고 좋은 의생활 습관의 틀을 마련해줘야 할 필요가 더욱 절실하다는 소리다.

일찍이 일본의 아라키(荒木勉)와 서울대 최정화 교수 등은 옷을 얇게 입는 어린이가 옷을 많이 입는 아이들보다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많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한바 있다. 인간은 약 37℃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옷을 포함한 환경 온도가 낮으면 인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그 온도를 지켜내야 하므로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밖에서 많이 노는 아동이 감기 걸리는 확률이 낮다고 했다. 필자의 연구결과에서도 옷을 얇게 입는 유치원 아이들이 많이 입는 아이들보다 운동능력이 우수했다. 게다가 입는 옷의 양은 비만과도 관계가 있어, 옷을 얇게 입는 유치원생의 체중 증가율이 더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변영신은 6세 아동에게 12주간 신체 활동 교육을 실시한 결과 교육을 받지 않은 아이들보다 IQ가 더 향상됐다고 보고한 바도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서양의 피아제(Piajet), 길포드(Guilford) 등 인지 발달 심리학자들도 아동들의 신체 활동이 지각발달의 기초가 된다고 일찍이 주장한바 있고, 게트만(Getman. 1962)은 시각·지각 운동학습이 IQ, 읽기속도, 이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옷을 얇게 입는 습관을 가짐으로써 밖에서 노는 시간이 증가하고, 식욕이 좋아지고, 운동능력이 향상되고, 따라서 건강해져 감기를 비롯한 질병에 보다 덜 걸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즉 옷을 얇게 입는 습관은 인체의 체온조절능력을 향상시키고 많이 움직이게 함으로써 운동 능력도 향상되고, 머리도 좋아지고 건강도 좋아지게 한다는 말이다. 

우리 조상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일찌감치 그 같은 깨우침을 터득하고 있었다.“귀한 자식일수록 차게 길러라”는 가르침을 우리에게 물려준 것이다. 그렇다. 옷을 얇게 입는 것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매일 입는 옷을 통해 바른 의생활 습관을 기른다면 건강의 유지 증진은 물론 성장기 유아에게 유익하다는 오랜 가르침을 바로 실천해 볼 필요가 있다. 바로 싸늘해지는 지금이 그러기에 딱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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