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방 - 청남대 가는 길목에 있는...백민구절초연구소

▲ 백민구절초연구소 정규원 소장

정규원 소장, 건강 때문에 고향으로 귀농
구절초꽃차·구절초조청 유기농으로 생산

대통령 제2별장으로 유명한 청남대 가는 길목에 위치한 ‘백민구절초연구소’. 

이 연구소 정규원 소장은 8년 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몸이 아파서 고향인 이곳 청주시 문의면으로 귀농을 했다. 그때부터 면역력에 좋다는 구절초 농사와 연구에 매달렸다. 구절초에 대한 연구는 정 소장과 가족의 건강 때문에 먼저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란다.

얼마 전에는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적이 있던 한 남성이 찾아와 구절초조청 6병을 한꺼번에 구매해 가면서 “자기가 아는 사람들에게 구절초 조청을 열심히 홍보하겠다”는 다짐까지 하고 가서 보람으로 느낀다고 말한다.

홍보를 따로 할 줄은 모르고 이렇게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조청이 팔리고 있단다. 물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도움으로 사이버쇼핑몰을 통해 ‘구절초맘’이라는 브랜드로 꽃차·조청·농축액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에 구절초의 효능을 검색해보니 특히 부인병 개선에 좋다고 나와 있다. 생리통과 월경불순에 특효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몸이 차가운 사람들에게 좋아서 감기에 잘 걸리거나, 위와 장에 탈이 잘 나는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이외에도, 혈관 건강·구취제거·탈모방지·몸속 해독제거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구절초

      무식한 놈                    안도현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안도현의 시를 접하면 시골출신인 사람도 졸지에 무식한 놈이 된다. 같은 국화과에 속하는 구절초와 쑥부쟁이는 생김새만으로는 똑같이 생겼다. 여기에 감국과 산국까지 포함하면 범용의 이름인 들국화로 불리게 된다.

시인 안도현과 진즉부터 친구가 아닌 일이 그렇게 기쁜 일일 수가 없다. 구절초는 새하얀 색이고, 쑥부쟁이는 은은한 보라색인데 하나같이 마음을 쏙 빼앗길 정도로 아름답다는 치명적 매력이 있어 자칫 아무 이름이나 부르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구절초조청

구절초조청을 만드는 과정은 참으로 오랜 인내가 필요하다. 조청이란 예전에 꿀을 대신해 먹었다는 인조꿀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구절초조청은 쓴맛이 강하다. 구절초 자체가 쓴맛이 강해 아무리 엿기름을 넣고 오랫동안 달여도 고유의 쓴맛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이 쓴맛에 익숙해지면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구절초조청 맛에 길들여지게 된다. 

조청 만드는 데는 족히 24시간이 꼬박 걸린다. 오랜 시간이 걸리다보니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 해도 그 맛이 천차만별이 된다. 예전에 손주들 감기나 배탈을 막기 위해 가을철이 되면 구절초조청을 만들어줬던 할머니들의 정성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백민구절초연구소 정규원 소장은 “구절초조청에 잣을 곁들여 먹으면 처음 쓴맛을 조금이나마 완화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찬바람이 불 때 구절초조청에 가래떡을 찍어 먹으면 가래떡의 맛도 높일 수 있고, 구절초의 효능도 함께 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기도 하다. 

참고로, 정규원 소장에 의하면 구절초가 러시아에서도 ‘배앓이에 특효를 가진 제품’으로 일찍부터 팔리고 있다는 한다. 구절초의 효능에 대해 우리가 먼저 알았을까, 아니면 러시아에서도 그 효능을 진작부터 알았을까? 그 효능에 대한 검증과정이 새삼스레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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