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대장암・심장판막질환 등 다양한 분야 로봇수술 성공

▲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한종 교수팀이 로봇 수술 1만 번째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공상과학소설이나 만화에서 나오는 얘기들이 점점 더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사람이 아닌 기계(로봇)가 배를 째고 암을 도려내고, 지혈이나 혈관을 이어주는 등 수술도 척척 해내는 시대가 보편화 된 것이다. 그것도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사람이 할 수 없는 부위까지도 집도하는 실정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인체의 모든 부위가 다 가능한 것이 아니고 부위에 따라 한계는 있지만 국내 로봇 수술의 역사가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빠르게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수련의들이 견인기를 잡고 10여 명의 의료진들이 수술대에 눕혀 있는 환자를 둘러서서 5시간, 10시간씩 수술하던 모습도 점점 달라져 가고 있다.

전립선암 환자 1만 번째 로봇 수술 성공
서울아산병원은 비뇨기과 안한종 교수팀이 전립선암 환자 김모씨(남, 74세)를 수술하며 1만 번째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최근 밝혔다. 이 병원은 지난 20007년 로봇 수술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전립선암, 대장암, 담낭과 췌장 질환, 심장판막 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환자에게 로봇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에 로봇을 이용하면 수술 부위를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최대 10배까지 확대해 볼 수 있고, 로봇 팔이 실제 사람 손목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절개 범위가 작아 흉터와 통증이 적어 환자 만족도가 높다. 이런 장점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로봇 수술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700여 건이 시행됐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연간 약 6만여 건의 고난도 수술을 시행하고 있어 전체적으로는 아직까지 로봇 수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지금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된 로봇 수술은 전립선암(비뇨기과) 수술이 4300여 건, 대장암(대장항문외과)과 갑상선암(내분비외과) 수술이 각각 1100여 건, 신장암(비뇨기과), 담낭과 췌장 질환(간담도췌외과), 심장판막질환(흉부외과), 식도암(흉부외과) 수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이 처음 로봇 수술을 실시한 2007년에는 전립선암 수술이 전체 로봇 수술의 약 65%를 차지할 정도로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43%가 비뇨기과 수술이었고, 이어 간담도췌외과가 약 17%, 내분비외과와 대장항문외과가 각각 약 12%, 흉부외과가 약 10%인 것으로 나타나 로봇 수술 적용 범위가 다양한 질환으로 활발하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진 대상 고난도 로봇 수술 교육 프로그램 운영
이처럼 국내 로봇 수술 분야가 발전함에 따라 해외에서도 많은 의료진들이 이 같은 의술을 연수하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서울아산병원도 로봇수술트레이닝센터를 운영하며 국내외 의료진에게 고난도 로봇 수술법을 교육하고 있으며 지난해 로봇 수술 교육을 받기 위해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국내외 의료진은 160여 명으로, 그 중 120여 명이 호주, 일본 등 해외 의료진이었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로봇수술센터 소장(간담도췌외과 교수)은 “로봇 수술은 로봇 팔이 들어갈 만한 조그마한 구멍을 몇 개 혹은 한 개만 뚫고 진행되기 때문에 흉터와 통증, 후유증이 매우 적다”며, “지금까지 축적해 온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고난도 로봇 수술을 이용해 환자 만족도를 더욱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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