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워싱턴주 대한부인회 김명숙봉사위원장

1972년 활동 시작된 조직 
주 정부 지원 받아 운영

저소득층과 소외계층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과
대학 한국어 강좌 개설 주도 등
여러 분야 활동 선도

‘농촌여성신문 세계화’라는 큰 꿈을 갖고 해외취재를 준비하다 미국 출장 기회가 주어져 지난달 9월18일 10일간의 해외 취재를 다녀왔다. 
낯선 타국, 미국 워싱턴주 18만 교민 중에 치열하고 열정적인 삶으로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주류사회에서 크게 성공한 선망받는 인사로 꼽는 7명과 인터뷰를 했다.
그 첫 인터뷰 대상으로 워싱턴주 대한부인회 김명숙 봉사위원장을 만나 타국에서의 봉사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부인회는 봉사를 주 목적으로 하므로 직책을 회장이라 하지 않고 위원장이라고 함)

워싱턴주 대한부인회는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최대의 여성봉사단체다. 1972년 이국땅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가정에 음식을 나눠주면서 활동을 시작한 워싱턴주 대한부인회는 노인과 장애인 등을 돕는 활동과 설날이 되면 한인 여성들에게 떡국을 대접하는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정기적인 점심식사 제공 등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미국에서 컴퓨터공학 전공 
보잉사 근무하며 워싱턴주 대한부인회 이끌어

봉사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명숙 위원장으로부터 미국으로 건너와 워싱턴주 대한부인회 봉사위원장이 되기까지의 미국 이민 생활담을 들어봤다.

“저는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실과 ‘잘 살아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먼저 미국 이민을 온 이모를 보고 미국 이민을 결단한 어머니를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인 1979년 말 LA에 왔습니다. 미국 이민을 오자마자 대학 진학을 결심했고, 여름방학에만 일할 수 있는 작은 반도체 회사에 다니며 대학 진학을 준비했습니다. 낯선 미국 생활에서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외국 이민자 30여 명과 서로 의지하며 재미있게 일을 했지요. 그곳에서 2년여간 근무하다 명망높은 페어차일드 반도체 회사에 입사하게 됐고 1년간 학비를 모아 사립대인 퍼시픽 루서런 대학교에 진학해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오전엔 학교 공부, 오후에는 회사 일을 했지요.

재학 중에 결혼과 임신으로 힘들었지만 강인한 어머니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공부와 일, 임신의 고통을 감내하며 학교를 다녔지요. 이후 저는 LA에 살면서 딸 둘 모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대학에 보냈죠. 페어차일드사에 7년 정도 근무했을 즈음 타코마 시에 사는 어머니가 병으로 쇠약해지셔서 어머니를 모시고자 이사를 왔습니다. 이곳에서 새생명교회 창립 멤버로 활동하던 중 성도 한분이 세계 유명 비행기 제조회사인 보잉사에서 컴퓨터 전공자를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지원해 채용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보잉사에서 컴퓨터로 비행기 부품을 조립하는 책임자로 일하고 있으며, 워싱턴주 대한부인회 위원장에 당선돼 한국 교민을 돌보는 중책을 맡고 있다.

노인·여성 등 노약자 위한 각종 봉사활동 주도
워싱턴주 대한부인회의 조직내역과 주요 사업에 대해 물어봤다.
“워싱턴주 대한부녀회는 한국참전 미군 용사와 결혼해 미국으로 온 여성이 중심이 돼 조직된 단체죠. 낯선 이국땅에서 서로 외로움을 달래고, 상생과 친목을 다지고자 모임이 결성됐죠. 이후 서로 주머니를 털어 불우이웃을 돕는 것에서 시작해 45년 전인 1972년 대한부인회로 발족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대한부녀회는 현재 3400만 달러의 정부지원을 받아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부인회는 주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의 공정한 집행과 효율적 관리, 주민 수요에 맞는 봉사과제 추진을 위해 봉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사회 이사는 17명으로 미국인과 중국인 각 1명과 한국인 15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1300여 명이 활동하며 다양한 범위에서 부인회 운영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죠.”

대한부인회에서는 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복지요원 1300여 명을 고용해 현장의 불우이웃돕기 복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재가(在家)노약자를 대상으로 가사보조와 의료 혜택, 교통, 목욕 등을 돌보는 홈케어 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치매 노인 대상 영양 급식과 간단한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치매노인 서비스, 가족 폭력으로 고통 받는 여성·아동 대상의 법률 지원 서비스, 유방암 조기진단 X선 촬영 지원과 이민자를 위한 시민권 취득 지원사업도 추진중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대한부인회는 저소득 취약노인의 주거 서비스용 아파트를 확보해 이들의 입주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원과 모금만으로 장학금 수여
한국어가 제2외국어에 선정되게 노력

“지난 6월 6명의 우수 한인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했어요.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4명에서 올해는 6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해 뜻깊은 자리를 가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장학금의 경우 대한부인회 운영비와는 무관한 이사들의 후원과 모금으로 우수 한인학생에게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부인회는 그동안 비영리단체로 활동하면서 미국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그중 가장 큰 보람은 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 과목에 선정되게 한 것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학교가 제2외국어로 선정하도록 계속 노력해야죠.” 

이사회에서는 매월 17명의 이사와 각국 교민 대표, 주민 조직 대표가 모여 사업진행의 적절 여부와 개선과제를 제시하는 월별 모임을 갖고 있다고 한다. 

또 월별로 전 교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교민간에 상생과 친목 조장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년교례회와 구정 명절 노인잔치, 단체장 연례협의회와 국악한마당, 꽃꽂이·요리 강습, 한글학교 기금 모금과 어버이날 잔치, 한국 참전 미군 용사 초청 위로 등을 통해 교민 친목과 전통 문화 지키기, 불우 이웃 돕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개선회와 교류 기회 갖고 싶어
김명숙 위원장은 워싱턴주 대한부인회가 한국 교민 뿐만 아니라 각국 교민을 대상으로 하는 범세계적인 봉사활동을 하며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보람과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워싱턴주 대한부인회와 한국의 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 교류 협약을 맺어 양측 임원간 상호 교류 방문과 홈스테이 기회를 갖고 싶다고 전했다. 또 이민 2~3세대의 고국 방문을 통한 애국혼과 조국애를 심어주는 교육사업도 펼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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