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홍성풀무생협 갓골작은가게 장은경씨

▲ 갓골작은가게에서 제빵일을 하고 있는 장은경씨가 환히 웃고 있다.

제빵으로 꿈 키우는 젊은 귀농인들 
농촌여성들 6차산업제품도 판매대행 

충남 홍성군에는 많은 귀농 초보농사꾼들이 터를 잡고 있다. 풀무농업학교에서 배울 것이 많아서다. 예부터 학교에서 농업교육을 받은 마을주민들은 유기농업이 지금만큼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최초로 오리농법을 도입해 쌀을 생산하며 홍성군의 ‘친환경농업’을 알렸고, 무공해 농특산물 생성에 앞장서왔다. 1977년부터 이웃끼리 재배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나누던 풀무생활협동조합 ‘갓골작은가게’가 제빵을 중심으로 10년 동안 빵집을 운영하며 나눔의 첫마음을 이어왔다. 풀무학교재단에서 설립한 풀무전공부에서 제빵과정을 마치고 ‘농촌주민에게 우리밀로 건강에 좋은 빵을 먹게 하자’는 취지에 힘을 모으고 있는 장은경씨를 만났다.

유기농 우리밀은 풀무학교와 연계
“갓골작은가게는 농촌의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에게 건강한 간식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됐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으로‘빵’이 먼저 떠올랐고, 때마침 풀무학교도 밀농사에 집중하고 있어 빵집을 시작하는데 보탬이 됐어요.”

풀무생협의 빵은 풀무학교에서 농사지은 밀로 만들어진다. 밀농사를 짓는 생협 직원과 풀무학교 농업교육과정에서 알게 된 이웃 등 안면있는 농업인들에게도 유기농 밀을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의 유기농밀은 알음알음으로 매입하는 밀보다 가격이 높아 풀무생협에 경제적 어려움이 따랐다고 한다.

“제빵일에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다 보니 직원이 자주 바뀌면서 불안정한 시기도 있었어요. 다행히 4년 전부터는 귀농인들이 자리 잡고 어려운 환경에도 서로 의지를 다지면서 오랫동안 직원으로 함께해줘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장은경씨는 우리밀 제빵으로 꿈을 키우는 일꾼들에 대한 소개도 덧붙였다.
“빵에는 직원들의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녹아있어요. 보통 유기농밀로 만든 빵들은 레시피가 한정적이라 빵을 만들어도 잘 부서지고 금방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우리밀 특색을 최대한 살리면서 어떻게 하면 첨가제 없이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새로운 빵을 개발하고 있어요. 책을 보고 만들어 보고, 외부로 나가서 제빵교육을 받아오는 도전들이 풀무생협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 갓골작은가게의 6차산업 제품들이 한자리에 있다.

생협이 마을 6차산업 중심장터
풀무생협은 마을의 6차산업 농업인들에게 판로의 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갓골작은가게 한켠에는 유기농 요구르트, 들기름, 과일잼, 유정란 등이 자리를 꽉 채우고 있다.

“유기농 평촌 요구르트의 인기가 대단해요. 요구르트만 구매하기 위해 빵집을 찾는 손님도 많아요. 홍성에서만 파는 홍주막걸리도 옛날 내포막걸리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함께했어요. 또 할머니들은 지역 로컬푸드매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면서 생협에도 참기름, 들기름, 각종 장류들을 내고 있어요.”

갓골작은가게의 6차 가공품 중에는 김치도 있다. 품목에 구애가 없다.
“풀무생협은 생산자가 가공품의 가격을 책정하도록 하고 있어요. 가공품이 팔리면 관리비용만 빼고 나머지 이익은 생산자에게 돌아갑니다.”

장은경씨는 빵과 6차산업제품이 어울려 판매되는 갓골작은가게에 대해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이 공간이 빵만 만들어 판매하는 게 전부였으면 재미가 덜했을 거예요. 찾는 손님도 이만큼 다양하지 못했을 거구요. 풀무학교에서 제빵을 배우고 학교 사람들과 빵집을 운영하면서 마을사람들을 마주할 일이 없었는데 갓골작은가게를 통해 교류하면서 더 마을 안에 살고 있다고 느끼게 됐어요. 또 계절마다 다른 가공품을 가져와 주시는 덕분에 갓골작은가게가 풍요로워져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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