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가는 여성 강소농 - 구산양반쌀엿 영농조합 김순옥 대표

▲ 구산양반쌀엿 영농조합 김순옥 대표

조합원 11명 모두 브랜드 갖춘 사업자
강소농 전문위원 만나 경영시스템 갖춰
‘조이당’ 상표로 연매출 4억여 원 달성

농촌진흥청 강소농 육성사업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서, 조청의 명가로 이미 이름난 전남 순천시 주암면 구산마을에 자리한 ‘구산양반쌀엿 영농조합’의 김순옥 대표(순천음식연구회장)를 찾았다. 추석 성수기로 밀린 주문을 소화해내느라 몸살이 난 상태지만, 밝은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강소농 전문가를 만나다
“조청은 떡에 찍어먹거나 한과를 만들 때도 탁월하지만, 밑반찬 등에도 많이 쓰입니다. 천연 꿀이 부족할 때 인공 꿀로 대신한, 양반과 평민 누구나 많이 만들어 쓰던 우리 고유의 감미료입니다.”
김순옥 대표는 마을주민들과 함께 오래 전부터 조청과 유과를 만들었다. 처음엔 용돈도 벌고 소일거리도 필요했다. 그렇게 마을주민들과 함께‘구산양반쌀엿 영농조합’도 만들고 대표를 맡으며 그럭저럭 나름대로 잘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2014년 초에 정순태라는 분한테서 연락이 왔다. 농진청의‘강소농(强小農)’육성을 위한 전문위원이라고 했다.“정 위원님을 만난 것은 지금 생각하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정 위원의 의견대로 마을주민과 함께 본격적으로 기술적인 부분과 경영 등의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민들과 식품제조 과정 등을 놓고 소통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기쁨과 희열 같은 것을 느꼈단다.

“경영진단도 받고, 교육도 수없이 받았습니다. 많이 힘들다는 생각도 했지요. 그때 정순태 위원과 전남농업기술원의 정명화 계장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잘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도움을 준 것이 버팀목이 됐지요”

각종 성공사례와 기술교육부터 비전세우기, 경영계획 작성,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생산·가공·유통·경영 등의 교육에도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조청과 유과를 만드는 일상의 일들이 새로운 사업의 특별한 모습으로 변모해가면서 김 대표에게 앞날에 대한 비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4년 만에 매출 6배 껑충
이제는 조합원들마다 개별 또는 공동의 브랜드 상품도 개발하게 됐다. 당연히 이제는 마을주민 모두가 잘나가는 사업가들인 셈이다. 김 대표의 조청과 한과 브랜드는‘조이당’이다. 조이당은 동의보감에 죽을 쑤고 엿을 만드는 약재기법으로 소개된다. 조이당 제품의 올 현재 매출액은 4억여 원. 정순태 강소농 전문위원을 만나기 4년 전에는 5000만~6000만 원이었으니까, 그동안 사업이 6배 이상의 번창을 이뤄낸 성과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를 도와 집안 음식 만드는 일을 도맡았다. 시댁인 이곳 구산마을은 옥천조씨 절민공파의 종가집인 조승훈 가옥(지방문화재)이 있는 마을이다. 그러다보니 구산마을 사람들 역시 조청이나 유과에는 이미 익숙한 터였다.

조청 명인의 꿈에 마침내 도전장
어느덧 조청하면 김 대표를 떠올릴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도 얻었다. 내친 김에 대한민국 최고의 조청명인이 되고 싶다는 것이 김 대표의 목표다. 그래서 용기를 내 중앙정부에 식품명인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조청 식품명인은 욕심을 떠나 도전해볼만한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제는 제대로 된 조청과 한과를 만들어내는데 쏟는 에너지가 너무나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한쪽 벽면에는 김순옥 대표가 지난 세월동안 조청과 한과에 기울인 노력과 열정들을 인정한 수상내역들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한식의날 전통음식경연대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한국음식관광박람회 반가음식부문 대통령상,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비롯해 각종 자격증과 교육수료증들만도 10여 가지에 달했다.
“꼭 생색내고 보여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또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힘내기 위해서 이렇게 한 곳에 모아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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