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전업 등으로 우리 농촌인구는 매년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농가인구 중 여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여초 현상도 오래됐다. 이처럼 농업·농촌에서 여성의 비중과 역할이 커져왔지만 성불평등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해수위 위성곤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농업노동임금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성농업인의 1일 노동임금이 1975년에는 1044원으로 남성의 71% 수준이었지만 2000년도 들어서면서 60%대로 떨어지기 시작해 40년이 흐른 2015년에는 6만6968원으로 남성(10만1220원)의 66% 수준까지 떨어졌다. 농업경영주 등록 상황(2017. 9)을 봐도 남성이 121만6513명이고, 여성이 43만4722명으로 여성경영주는 26.33%에 불과하다. 그나마 여성농업인의 법적 지위 향상을 위해 도입된 공동경영주 농가는 2%대에 불과하다.

농업·농촌의 여성화 진전에 따라 정부는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여성농업인 육성정책을 시행해오고 있고 올해로 17년째다. 하지만 이러한 통계를 보면 여성농업인정책이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시 된다. 정권이 바뀌고 장관이 바뀔 때마다 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과 사업을 펼치겠다고 공언한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다. 이에 여성농업인들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정책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성평등한 우리 농업농촌의 모습을 언제 체감할 수 있을까? 정부는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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