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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 양극화, 도농 격차만큼 심각농업인 63.3%가 소득 1천만원 이하 빈곤층
이종국 기자  |  yiwhang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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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0  14: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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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 집중된 정책…채소․과일은 물가 관리대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산하에 ‘농정개혁위회’가 지난 8월 출범했다. 농정분과·식량분과·축산분과 등 3개 분과와 부패방지 TF를 골격으로 하고 있지만, 농업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농가소득’에 대한 고민은 빠져 있다.

식량분과를 통해 쌀값상승을 집중 논의할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농산물에는 쌀만 있는 게 아니다. 쌀값이 상승한다고 해서 채소와 과일가격이 연동해 동반 상승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나마, 수많은 농산물 품목 중 정부가 나서서 목표가격을 정하고 최저가격을 보장하기 위해 애쓰는 품목은 대한민국 농산물 중에는 쌀밖에 없다.

특히, 채소 품목의 경우는 가격이 조금만 오르면 물가관리 주요 대상으로 지목돼 두더지 게임기를 망치로 두드리듯 억누르는 주요 물가관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니 각종 채소나 과일을 농산물도매시장에 납품하면서 박스 값조차 건지지 못하는 과일과 채소농가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싸일 수밖에 없다. 농가부채는 그런 과정을 통해 늘어나고, 농업인간 양극화는 이 같은 구조 속에서 확대돼 왔다.

요즘 농협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농가소득 5000만 원 시대’ 내용은 수많은 상징조작을 포함하고 있다. 앞으로 2022년까지 농협이 농업인들을 도와 이룩하겠다는 비장한 목표로 들리기보다는 도시인들에게 농촌에 가서 살기만 하면 5000만 원 연봉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농업인 기초소득 보장 우선돼야

농업인 양극화는 소비자․생산자에 상처
직접지불제, 공익형 직불제 확충 필요

농촌내부 양극화와 삶의 질
그러니 농업인들로부터는 “숫자놀음 하고 있다”는 빈축을 사고, “그 광고비만 아끼더라도 하위 소득분위 농업인 10%는 살릴 수 있겠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당초 농협은 ‘5000만 원 소득’이란 프레임을 짜면서 농업인 간 엄연히 존재하는 약 5단계의 소득분위와 양극화의 심각성을 고려하지 않고 피상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억대농부’라고 칭하는 소득분위 20%를 제외하고 약 80%의 농업인들의 처지는  간과했다고 볼 수 있다.

‘5000만 원 소득’ 기획 당시 기준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도 농가 평균소득 3720만 원과 2022년까지 자연 상승분 4335만 원이라는 낙관적 전망치를 참고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대식·마상진 연구원은 지난 2012년 ‘농촌사회 양극화 실태와 시사점’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는 도시에 비해 농촌의 소득수준은 약 64% 수준에 머물며, 농촌 내부적으로도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점이 명확히 담겨져 있다.

농촌의 소득·고용·교육·건강·사회참여 등의 부문 중 양극화를 가장 심하게 느끼는 것은 ‘농가소득’ 부문으로 1분위 대비 5분위 계층 소득은 2005년 9.6배에서 2010년 12.1배로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촌주민의 소득 만족도는 도시주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5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양극화가 해소되고 농업인 삶의 질도 많이 나아졌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 정도가 심화됐을망정 양극화가 축소되거나 삶의 질이 나아졌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지난 20여 년 간 딱히 소득 하위분위 농업인을 위한 대책이 마련되거나 상황이 달라질만한 계기가 없었는데, 5년이 지났다고 해서 달라질 하등의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직접지불제’·‘공익형직불제’ 고민해야
농업인 간 양극화 발생 원인은 농지규모의 차이, 농업인의 연령대, 귀농·귀촌 여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불안정한 소득, 정보의 차이, 납품방법의 불평등, 불공정한 보조금 배분, 농업인 정책자금 대출의 비합리성 등으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농업인 내 양극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방치를 한다면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농산물 가격은 높아지고, 생산자인 농업인들의 수취가격은 떨어져 생산자-소비자 모두를 실패로 몰아갈 개연성이 매우 커진다. 결국, 중간 유통업자만 배를 불리면서 시장의 주요 축인 생산자-소비자 모두 상처를 입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가격조건의 지속적인 악화에 대한 해법으로 GS&J 이정호 대표는 ‘한국 농업·농촌의 비전과 농정의 개조’라는 자료를 통해 ‘직접지불제’와 ‘공익형직불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농업의 가격조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요 품목별로 기준가격을 설정하고 시장가격과의 차이를 보전하는 직접지불제도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

또, 농촌의 환경·경관·생물다양성이 보전될 수 있도록 필요한 규제와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고, 다원적 기능에 대해 보상하는 공익형 직불제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각 정당에서 제시한 ‘최저가격제’, ‘기본소득’, ‘농업인월급제’ 등이 직접지불제와 공익형직불제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농가소득 5000만 원’ 등 아무리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더라도 전체 농가의 약 60% 가량은 빈곤의 상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도시화의 그늘에 가려 농정실패로 기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동안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기아상태에 놓인 농업인들을 내치고 몇몇 특정인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란 미명하에 보조금을 집행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일 때다. 그 대안은 기초소득 보장이며, 그동안 답습해 왔던 규모의 경제에서 사회적 경제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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