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에너지 통합공급 시스템, 현장서 효과 확인

농진청, 내년부터 신기술 보급사업 추진…확대 보급

시설원예 온실에 냉․난방과 탄산가스를 통합 공급하는 시스템이 시설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작물 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돼 농가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형 시설원예 온실에너지 통합공급 시스템’을 팔레놉시스 재배농가에 적용한 결과,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품질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국내 시설원예 농가는 등유를 주로 사용함에 따라 효율성이 낮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많아 유가변동에 취약하고 환경오염의 문제도 있어왔다. 특히 파프리카 재배 시 난방에 등유를 사용하고, 작물의 광합성을 돕는 이산화탄소 공급을 위해 액화탄산을 별도로 사용해 ㏊당 연간 8000만~9000만 원의 비용이 투입될 정도로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농진청과 기계연구원이 최근에 공동 개발한 시스템은 이러한 기존 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시설원예 전용 가스히트펌프다. 이 장치는 온실 내부 냉․난방은 물론 탄산가스 공급까지 동시에 가능하다.

기존 시설원예 농가에서는 난방과 냉방, 탄산시비, 제습 등을 각각 개별로 제어함에 따라 에너지 손실이 많았지만, 이번에 개발된 통합시스템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원격자동제어 스마트팜 기술로 농가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에너지 절감에도 효과적이다.

가스히트펌프는 가스엔진으로 압축기를 구동하는 히트펌프인데, 일반 보일러보다 난방효육이 30% 이상 높고, 배기가스 중 유해 배출물을 줄여 탄산시비로 활용이 가능하다. 가스연료를 온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기존 면세유나 전기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미세먼지 발생을 크게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 경기도 파주의 불무리농원에 설치된 한국형 시설원예용 가스히트펌프의 팔레놉시스 재배 실증시험을 진행한 서울여대 김윤진 교수(사진 왼쪽)와 농장주 정진표 씨.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을 경기도 파주의 팔레놉시스 재배농가에 현장 적용해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약 10일 정도 꽃이 일찍 피고, 꽃대와 꽃수가 증가했다. 이는 온실 운영시간 단축과 경영비 절감,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농가소득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 농가는 평소 화분 당 5000원 정도에 출하했었지만, 통합에너지 공급시스템을 적용한 후에는 품질이 좋아져 화분 당 7000~7500원에 납품하고 있다.

원예특작과학원은 현장 적용결과를 바탕으로 미리 신청받은 농가 중 3곳을 선정해 내년에 시설원예 통합시스템의 신기술 보급사업을 추진하며, 2020년까지 시범농가를 확대해 보급할 계획이다.

한편, 시설원예용 가스히트펌프 설치비용은 1억2000만 원 정도인데, 냉․난방비 절감과 별도의 액화탄산 구입비가 들지 않고, 작물의 품질 향상으로 증가되는 수입을 감안하면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실증농가는 전했다.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가스히트펌프를 한국형 스마트팜 표준에 맞게 재설계하고, 태양열과 같은 자연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생산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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