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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여성, 농사·집안일·육아 ‘삼중고’■ 농촌여성신문-한국언론진흥재단 공동기획 : ‘농촌여성의 소외된 삶, 사회적 배려가 필요할 때’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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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2  13: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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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과 신체조건이 다르고 가사와 육아까지 도맡아 하는 여성농업인은 농작업으로 인한 질환발생의 위험도가 더 크다.

⑤ 여성농업인의 농작업 재해

세계 3대 위험산업 농업, 타산업보다 재해율 2배 높아
집안일·육아 병행하는 여성농업인, 각종 재해 노출↑

전국 5개 대학병원에 설치된 농업안전보건센터, 여성농업인에게 더 중요

농업은 작업 중 손상과 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분야 중 하나다. 2015년 ILO(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세계 3대 위험산업으로 광업, 건설업과 함께 농업이 선정됐다. 우리나라도 농산업근로자 재해율이 전체산업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업무상 요통은 비농업인보다 2.9배 높았으며, 농기계 교통사고 치사율이 전체 교통사고보다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매우 위험한 근로여건에 직면해 있다. 특히 여성농업인은 신체조건이 남성과 다르고 낮은 가사분담률, 접근성 낮은 의료기관으로 인해 농작업 중 생기는 재해의 위험이 더 큰 게 사실이다.

농사·집안일·육아 떠안는 여성농업인
농촌의 만성적 인력부족은 1970년대 여성의 영농 참여율이 27%였던 것에서 최근에는 50% 넘는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영농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늘면서 농작업 중 일어나는 재해비율도 증가해 여성의 세밀한 노동력을 요구하는 채소와 과수 같은 영농형태에서 재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은 가사노동으로 농작업 후 충분한 휴식시간이 남성보다 훨씬 적은 편이다. 게다가 손주의 육아도 책임지는 이른바‘할마’(할머니+엄마) 여성농업인도 많아지면서 질병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병을 얻게 되는 경우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또한 여성농업인들은 무릎관절염으로 인한 일상활동 장애가 남자에 비해 훨씬 높은데, 이는 저상작물 재배와 김매기 작업시 무릎을 쪼그리거나 꿇은 상태에서 앞이나 옆으로 이동하는 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무릎관절염은 영농활동의 불편함 말고도 일상의 활동을 크게 방해한다.

그러나 여성농업인들이 많이 겪고 있는 허리통증, 무릎관절염, 농약중독, 손·팔·어깨 통증 등에 대해 농작업 또는 일상생활에서 어떤 자세나 행동을 했을 때 발생하는지에 대한 자료가 없어 전문적인 치료와 예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지난 2013년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15조 2항에 근거해 농식품부의 지원으로 농업안전보건센터가 설치됐다. 2013년에 강원대학교병원, 조선대학교병원, 경상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등 5곳이 농업안전보건센터로 지정됐고, 2014년 단국대학교병원, 동국대학교가 2015년에는 제주대학교병원이 추가로 지정됐다. 각 농업안전보건센터는 지역의 농업인들이 농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농업인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각종 교육과 예방사업을 펼치고 있다.

   
▲ 강원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는 ‘찾아가는 안전보건교실’을 통해 농작업 안전과 보건교육, 근골격계 질환 예방운동, 작업환경 개선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농업안전보건센터, 삶의 질 향상
강원도의 경우 농업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소규모 집약적 작업구조의 농사방식으로 근골격계 질환 중 허리질환의 유병률이 높았는데,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아 병을 방치해 만성통증으로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었다.

이에 강원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이하 센터)는 농작업에 따른 허리질환  유해요인 분석, 데이터베이스 구축, 농업인의 허리질환 관리와 예방교육, 농작업과 허리질환과의 관련성 규명, 농작업 능력 평가도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우선 2013년부터 강원도 내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현장방문, 내원방문을 통해 의학검진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농업인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농작업 능력평가를 적용해 농업인의 허리질환과 농작업 능력과의 관련성 규명에 노력하고 있다.

1차 의학검진 시 설문대상자의 63.6%가 허리통증이 있다고 응답했고, 통증정도는 중간 통증〉심한 통증〉약한 통증〉매우 심한 통증 순으로 조사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허리통증을 더 많이 겪고 있고, 농업 종사기간이 길고 가사노동이 많을수록 과거 상해경험이 있을수록 허리통증이 더 많은 것으로 응답했다. 농사유형별로는 시설〉노지〉수도작〉과수 순으로 허리통증이 높았다.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센터에서는‘원격재활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건강검진, 대면진료, 원격진료, 운동지도를 실시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허리근력이 평균 25% 향상됐고, 허리통증으로 인한 일상생활 불편감은 42% 줄었으며, 삶의 질 지수는 평균 14%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 ▲강원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 의학검진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허리통증 빈도와 허리디스크 질환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미니인터뷰 - 강원대학교병원 농업안전보건센터 백소라 센터장

“허리질환에 더 취약한 여성농업인…센터 역할 중요”

   
 

우리 센터는 강원도 농업인들의 농작업으로 인한 질병을 분석하고 지역사회와 밀착해 교육과 예방활동에 치중하고 있다.‘찾아가는 허리건강교실’을 통해 농작업 자세 중 허리에 부담이 되는 자세를 확인하고, 올바른 작업자세를 교육해 왔다. 그리고 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허리근력 강화 운동프로그램을 보건소, 농업기술센터, 생활체육회 등의 기관과 함께 8주 동안 주3회에 걸쳐 보급했고,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한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농업안전보건센터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성농업인은 남성과 하는 농사일도 다르고 신체조건도 다르다. 그리고 남성과 달리 농번기, 농한기 구분없이 가사와 육아로 쉴 틈이 없기 때문에 여성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여성농업인 허리건강생활가이드’를 통해 허리부담을 줄여주는 작업자세와 편이장비 사용법, 적절한 휴식의 필요성, 허리근력 강화운동을 교육하고 있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는 농업안전보건센터가 2015년 한양대학교병원과 충북대학교병원이, 작년에는 동국대학교 농업안전보건센터의 재지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5개 센터만 운영되는 현실은 안타깝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기 힘든 사업 특성을 정부가 파악해 도별로 1곳 이상의 센터와 센터를 총괄하는 중앙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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