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오윤성교수

요즘 연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가 늘고 있다. 신체적 약자인 여성은 범죄의 순간 범인과 대적해 물리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에 범죄에 취약한 여성들은 평소 범죄를 예방하고,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둬야 한다.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OBS ‘오윤성의 사건파일’ 등 여러 TV방송을 통해 다양한 범죄사건 분석과 자문, 
프로파일링을 통해 미제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오윤성 교수를 만나 날로 심각해지는 여성 대상 범죄의 효과적인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성범죄, 데이트 폭력, 스토킹 등 여성 대상 범죄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피해가야

 

계획된 범죄에 대적 불가능한 여성들 범죄예방법 습득으로 피해 막아야
“여성이 범죄자를 대상으로 무력으로 맞선다는 건 매우 위험합니다. 미리 계획하고 덤비는 범인에게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 범죄의 순간에 범인과 대적하기란 거의 불가능 하다고 볼 수 있죠. 대항하려다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구요. 범죄가 갈수록 늘고 그 방법도 지능적이고 잔혹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들은 효과적인 범죄예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최근에 침입범죄, 성폭행, 스토킹, 데이트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만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을 간추려 범죄의 순간을 현명하게 넘겨 범죄를 피해가는 방법과 범죄 예방 요령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성범죄 유혹강도 낮추기 위해 지나친 노출은 삼가야
오 교수는 범죄 공식에도‘피해자의 유혹’이라는 공식이 있다며 여성들이 예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지나친 패션 노출은 절대 삼가야 한다고 했다. 

“우선 범죄자가 범행대상으로서의 유혹강도를 최대한 낮게 느끼게 해야 합니다. 음주, 문단속, 과도한 친절, 외진 골목길 등 나의 안전을 위협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상적인 행동에서도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의 경우 ‘여성에게 원인 제공의 책임이 있다’와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여성을 보고 범행을 결심하는 남자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를 놓고 따지지만 그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범죄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죠.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다고 해서 모두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어떤 확률이든 100% 피해자가 된다는 거죠. 

밤 10시 배꼽티에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고 성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범인이 여성의 뒤를 밟은 후 다음날 그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범인은 서울의 숙대 부근과 이태원, 청파동 등의 원룸주택을 10여 차례 침입해 성폭행과 강도짓까지 저질렀습니다. 최근 성범죄 발생률을 보면 노출이 많은 여름철과 심야시간대에 범죄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우발적 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도한 노출 자제와 문단속을 철저히 해 범죄를 예방해야 합니다. 또 이러한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평소 방어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보기 등 호신용품을 소지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오 교수는 낯선 남자가 느닷없이 뒤를 따라오면 사람이 많은 편의점이나 식당에 들어가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사 먹는 척 피해가는 재치를 발휘해야 된다고 했다. 또 위험을 느낄 때는 지체없이 112나 가족에게 통보해 보호를 받아야 된다고 했다. 

교제중 폭력성이 보이면 정중히 말하고 헤어져야
이어 오 교수로부터 데이트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녀간 결혼을 전제로 만났다 해도 서로 적격자인지를 탐색하고 확인하는 단계를 거쳐 ‘이 사람이다’는 확신이 들면 결혼하는 게 순리입니다. 사귀는 동안 상대 여성이 교제를 포기하려는 징조가 보이면 특히 성적 관계가 있었다면 남성은 여성을 소유물로 여겨 집착을 보이며 여성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애씁니다. 그럴수록 여성은 부담스러워 더 피하게 되구요. 얼마전 교제를 하다 여성이 이별을 통보하자 남성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심한 집착증세를 보였습니다. 여성이 계속 거부하자 남성은 강경한 복수심으로 돈으로 사람을 매수해 여성과 여동생을 강간하는 끔찍한 데이트 폭력사건을 저지른 일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교제중 남성이 폭력성을 보이면 지체없이 교제를 끊어야 합니다. 미온적 태도로 관계를 지속하면 공격성이 더 증폭될 수 있습니다. 교제기간이 길다면 상대방에게 정중히 이별을 통보 해야겠죠. 만약 남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만남을 거부하고 법적 송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경찰과 상담해 경찰보호를 받고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스토커들의 접근 막으려면 SNS 신상정보 노출 삼가야
“요즘은 사람들이 SNS에 자신의 일상을 많이 공개하는데 그에 따른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조심하지 않으면 쉽게 스토킹 피해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름, 성별, 나이, 혈액형, 학교, 집 주소, 이메일 심지어 셀카나 안방 사진 등을 공개해 스토커의 표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그 사람이 어디서 쇼핑 하는지, 차는 어디서 마시는지 등등 생활 동선을 면밀히 파악해 냅니다. 물론 SNS를 즐기는 사람들이 그 피해를 예상하고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운이 나쁘게도 스토커가 접근해오면 돌이키기 힘든 일을 당할 수도 있지요. 접근을 거절하면 욕설이나 협박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 교수는 관련 스토킹 범죄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페이스북 운영자인 여성은 회사 페이스북에 자신의 개인 사진도 종종 올렸습니다. 우연히 이를 본 스토킹 범인은 이 여성에게 반했다며 소개팅 할 생각이 없냐며 메시지를 보내왔답니다. 처음에는 회사에 나쁜 영향을 줄까봐 친절하게 답장을 보냈는데 범인이 집요하게 만남을 강요해 신변 위협을 느낀 여성은 결국 범인을 고소했습니다. 이후 범인은 인터넷 검색으로 여성의 휴대전화번호를 찾아내 555차례에 걸쳐 각종 협박을 했으며, 직장까지 찾아와 만나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경찰은 범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정보통신법 위반과 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한 일이 있었습니다.”

오 교수는 이러한 피해를 염려해 아예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끝으로 그는 범죄는 한 사람의 운명뿐만 아니라 한 집안의 운명까지 순식간에 몰락시키기 때문에 미리 예방하고 피해가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말했다. 무섭다고 피하지 말고 똑바로 직시하는 길만이 자신을 범죄의 검은 그림자로부터 지켜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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