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임혜경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지위 속 여성들은 성차별로 인한 스트레스 경험

65세 이후 여성의 만성질환율급격히 증가
여성건강과 여성의 삶에 관심 기울여야

얼마 전 여성건강 연구를 위해 20대 여성들을 만났다. 놀랍게도 청년 여성들은 내가 그 또래에 경험했던 성차별을 여전히 경험하고 있었다.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라는 부모의 기대, 직장에서의 성차별, 사회에 만연한 폭력, 다이어트 부담 등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경력단절 여성이 될 것 같아 결혼도 미루고 있었다. 

‘경기도 여성건강과 생애주기별 정책과제’연구결과 경기도의 청년, 노년기 여성들은 또래 남성들에 비해 스트레스 수준과 우울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 여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약 24%로 남성의 17%보다 높다. 19세 이상 전체 경기도 남성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31.3%로 여성의 29.6%보다 높은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여성의 스트레스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의 하나는 경제활동의 성별 격차이다. 여성이 주로 하는 일들은 감정노동과 돌봄노동의 비율이 높고, 임금수준이 낮으며, 종사상의 지위도 불안정하다. 2015년 경기도 취업자 중에서 서비스와 판매직에 종사하는 여성은 28.9%로 남성의 14.6%보다 두 배 정도 많으며, 종사상 지위도 임시근로자인 여성이 28.5%로 임시근로자 남성의 14.8%보다 높다. 비임금근로자 중에서 여성의 무급가족종사자 비율은 6.0%로 남성의 0.7%보다 높다.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지위 속에서 여성들은 성차별과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청년기 여성의 흡연, 음주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데, 한 연구에 의하면 금연을 시도한 적이 없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금연을 시도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을 때 여성근로자들은 다른 마땅한 스트레스 해소책이 없어서 라는 응답이 높고 남성 근로자들은 금연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는 응답이 높아서 여성들에게 흡연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노년기는 경제활동이 감소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스트레스의 원인은 달라진다. 노년기 여성의 스트레스 원인은 만성질환과 경제적 어려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만성질환을 앓는 비율은 남성이 높은 편이지만 65세 이후가 되면 여성의 만성질환율이 급격히 증가한다. 관절염은 더 그러하다. 65~74세 노인 중에서 여성은 39.6%, 남성은 11.7%가 관절염 환자이고, 75세 이상은 여성 47.2%, 남성 15.4%가 관절염 환자이다. 여기저기 아프고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없으니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우울과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경기도민 중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비율이 65~74세 인구의 경우 여성 9.7%, 남성 4.8%이고, 75세 이상 노인 중에서 여성 10.5%, 남성 5.2%로 여성들이 많다는 점에서 의료서비스 이용의 경제적 불평등은 노인기 여성의 삶의 질을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나이 들어 건강하게 살려면 젊어서 건강을 잘 관리해야 한다. 청년기부터 균형 잡힌 식사와 건강생활 실천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성이 살아가는 환경이 평등해야 스트레스도 적어지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직장 내 성차별이 없어야 스트레스도 줄고 마음 놓고 결혼도 할 수 있다. 여성의 경제적 지위가 좋아져야 고령사회가 안정된다. 여성이 가진 개성과 인격에 관심을 가질 때 여성들이 무리한 다이어트에 내몰리지 않고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다.  

이제 여성건강과 청년기 여성의 삶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성차별 환경과 여성의 낮은 지위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며, 고령사회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길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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