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에‘배부른 여우’이야기가 있다. 배가 고픈 여우가 좁은 담 구멍을 비집고 농부의 포도밭에 숨어들어 실컷 포도를 먹었다. 그런데 다 먹고 난 뒤에는 배가 불러 구멍을 빠져 나오지 못해 결국 농부에게 붙잡혀 죽게 된다. 이처럼 삶과 죽음의 차이는 서로 인과관계가 있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면 반드시 죽기 마련이라는 진리를 거부하고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아간다.‘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필자는 라오스에 머물면서 색다른 장례문화를 보고 평소 생각했던 삶과 죽음에 대한 가치관에 혼돈을 일으킨다. 장례식장에 가면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적이 없다. 불교국가의 윤회설에 근거한 세계관에서 온 것일까? 이들은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닌 하나요, 삶과 죽음을 한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화장터에서 축포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는 등 고인을 좋은 곳으로 보내는 일종의 환송절차처럼 보인다. 한국과 너무나 낯선 문화를 보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느껴본다. 이들이라고 부모나 가족을 잃은 슬픔이 없으랴 만은 슬픔보다 환생(還生)에 대한 믿음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또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어렵고 고통스런 삶을 축복의 기회로 삼고 살아가는 보습에서 지혜를 배우게 된다.

만약 우리에게 죽음이 없다면 이렇게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죽음이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곧 희망이 될 수도 있다.‘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처럼 내일의 꿈과 희망을 갖고 힘찬 하루하루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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