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획 - 유럽농정에서 배운다(하)

본지는 지난 호에 이어 최근 한국농어촌복지포럼 정명채 대표가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럽 농정철학을 배운다’ 특강 중 나머지 부분을 소개한다. 

▲ 토양과 물 등 자연환경을 살리는 농업으로 국민들의 지지와 지원을 이끌어낸 독일 농업.

친환경이어야 국내외서 인정받아
정부는 힘없지만 농민은 ‘힘’ 있다

농특위 통해 농업문제 해결
농업을 공공재로 선언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상당히 공감을 했다. 농정공약에도 반영을 했고, 앞으로 농정철학을 바꾸겠다고도 말했다. 지금은 미-북의 미사일 문제 때문에 정신이 빠져 있어서 그렇지 이 문제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를 논의한 일이 있다. 해결 방법은 농어업특별위원회를 통하면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농특위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번에 농정의 틀을 제대로 짜지 않으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없어진다. 농어업회의소도 농림축산식품부가 확실히 지켜줘야 한다. 

친환경농업으로 나가자 
우리나라 농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1%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두 배를 생산해도 2%다. 앞으로 농정의 방향은 1% 농업인들이 국민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게 없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을 믿고 먹을 수만 있게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 친환경농업으로 나가자는 말이다.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서 외국에 안전 농산물을 수출해야 한다. 그런 정책을 펴야만 외국에서 좀 비싸더라도 믿고 구매해 준다.
식품의 안전은 물 관리부터, 토질, 비유전자변형농산물(Non-GM0), 토종종자, 유기농 종자를 권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농산업체지정육성법’ 만들어야
농민이 농사로 얻을 수 있는 생산 이익률은 3%에 불과하다. 국민소득 성장속도를 못 따라 간다. 농업 6차산업화가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독일에서는 길가에 있는 풀을 ‘차’로 개발해 농민들이 판매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행위는 무조건 ‘약사법’ 위반이다.

독일에서는 찻집 70%, 화장품 30%, 제약회사 20%를 농민 협동조합들이 하고 있다. 현재 우리 농산물 가공의 가장 큰 걸림돌인 ‘약사법’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농산업체지정육성법’을 만들어 시행해야만 한다. 이 일은 전적으로 ‘농어업특별위원회’, ‘농어업회의소’에서 할 일이다. 

농업인 자치조직 ‘농어업회의소’
독일 정부는 ‘농어업회의소’를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 농업인 자치조직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농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러한 농업회의소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1998년 김성훈 농림부장관 때 논의됐다. 30억 예산을 가지고 제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독일은 ‘농업회의소’에서 쿼터제를 운영한다. 예를 들어, 회원이 적정 마릿수를 육성하는지 등을 쿼터로 정해 배정한다. 한편, 회원이 농업회의소가 정한 규칙을 위반해 3번의 심사를 거쳐서 탈퇴가 결정되면 농정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조합 출자금도 돌려주는 등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는 강제조항이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회의소’에 관한 법적 근거는 ‘헌법 제 123조 5항’에 들어있다. 67년 전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것이다. 이것을 ‘상공회의소법’, ‘중기협동조합법’ 등으로 차용해 썼다.
이 문제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농업회의소가 만들어지면, 농식품부의 예산확보 투쟁을 농민단체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다. 농민들은 힘이 있다.

우리농산물 최종 목적지는 중국․일본
우리나라 농업은 전망이 있다. 우리가 일본을 두려워하는데, 식품에 있어서 일본은 우리의 경쟁이 되지 않는다. ‘한·일FTA’를 일본이 기피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이자, 해양성 기후로서 채소와 과일 맛이 좋다. 파프리카만 보더라도 단 3년만에 일본시장을 석권한 바 있다. 중국도 큰 시장이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어쩌면 농업이다. 이런 우수한 지리적 조건을 농업정책을 제대로 잘못 세워서 일을 잘못 진행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억울한 일이다. 
유럽농정은 곧 ‘국민’을 중심에 두는 법철학에 바탕하고 있다. 이제 그 철학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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