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6일부터 평상시 물량의 25% 유통…전문가들 “공장식 사육환경이 빚은 문제”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이 국내에까지 파급돼 전국 계란 유통이 일시적으로 전면 금지됐다가 적합 판정을 달걀에 대해 제한적인 유통이 허용됐다. 이에 따라, 봄철 산란계 농장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인한 살처분으로 지금도 고공행진 중인 계란가격에 기름을 붓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민감한 계란가격을 의식한 듯, 지난 15일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20만 마리 이상 사육 산란계 농장에 대해 검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16일부터 평상시 계란 유통량의 약 25%가 유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계란에 대해서도 신속한 검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지난 14일 의정부 등지에서 발생한 피프로닐 검출 관련, 수의과학자 등 전문가들은 이번에도“공장식 밀식 사육 환경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케이지에 넣을 때 윗부리를 잘라서 사료를 파헤치거나 알갱이를 골라 먹는 것을 방지하고 다른 닭을 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 

그런데, 부리를 자르게 되면 자기 몸에 있는 이를 잡아먹는 일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수적인 일일 수 있다고 말해, 살충제 계란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살충제 급여 방식은 주사하거나 먹이거나 스프레이 형태로 분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피브로닐’검출은 이와 같은 농장환경에서 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살충제 계란 파문은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시작됐다. 네덜란드에서만 180여 개의 양계농장이 폐쇄됐다.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이 가장 많이 유통된 나라는 네덜란드와 독일로 각각 1000만 개, 1070만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피프로닐의 독성 강도를‘보통 독성’(moderately toxic)으로 분류해놨다. 당연히 식품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WHO는 사람이 피프로닐을 상당량 먹으면 신장, 간, 갑상선 손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스꺼움, 구토, 복통, 어지럼, 간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피프로닐은 개나 고양이의 벼룩,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으나 닭에는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다. 

계란의 경우 피프로닐의 잔류허용기준은 ㎏당 0.02㎎ 이하인데 해당 농장은 0.0363㎎이 검출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계란의 피프로닐 함유 검사를 실시했다. 표본 60개를 추출해 실시한 검사에서 모든 농장에서 이상이 없었다. 

정부는 잔류허용 국제기준 이하라도 피프로닐이 검출된 달걀에 대해서는 전량 폐기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날 경기 광주시와 전북 순창에 위치한 농장 등에서는 비펜트린이 확인됐다. 닭의 이를 없애기 위해서 사용하는 제품으로 잔류허용기준은 ㎏당 0.01㎎ 이하인데, 광주 농장은 0.0157㎎, 순창 농장은 0.006㎎이 나왔다. 

한편,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17일 05시 기준, 전체 검사대상 1239개 농가 중 876개 농가의 검사를 완료했으며 29개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부적합 29개 농가 중 피프로닐을 사용한 농가가 7곳, 비펜트린 사용 19개 농가, 플루페녹수론 등 기타 살충제 사용농가가 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신규 23개 농가를 포함해 총 29개 농가로 해당 농가 물량은 전량 회수해 폐기조치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계란 살충제 대책 TF를 구성, 산란계 농장 출하 중지와 검사 범위 등 검사 강화 방안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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