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  폐이식 생존율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려 
3년 76.9%·5년 65.5% 생존…국제심폐이식학회 생존율보다 높아

▲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동관 교수가(오른쪽 첫 번째) 폐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고장 났거나 망가진 농기계 부품을 갈아끼우듯 병든 장기를 교체하는 장기이식술이 보편화된 가운데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았던 폐이식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됐다.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이라는 폐질환을 앓던 30대 백모 씨는 폐이식이 아니면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국내 폐이식 생존율이 낮아 사실상 장기 생존이 가능한 기준점인 5년 생존은 장담할 수 없었다. 때문에 고심이 컸지만 폐이식을 결정했고, 대수술 끝에 폐이식 수술은 성공했다.

6년이 지난 지금 폐이식을 받은 백모 씨는 당시 큰 합병증 없이 회복해 지금은 가족들과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타 장기에 비해 생존율이 낮았던 폐이식은 현재 이식 환자 3명 중 2명이 5년 이상 생존할 만큼 크게 높아지면서  말기 폐부전 환자들에게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치료법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박승일·김동관·심태선·홍상범 교수)이 2008년부터 지난 해 말까지 폐이식을 받은 환자 41명을 분석한 결과 5년 생존율 65.5%를 기록해 국내 폐이식 생존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1년, 3년 생존율도 각각 81.4%, 76.9%로 나타났다. 이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의 1년 생존율 55.3%, 3년 생존율 47.6%, 5년 생존율 44.8%와 비교했을 때 월등하게 뛰어난 성적이다.  

국내 폐이식 환자들은 수술 전 장기간의 인공호흡기 사용이나 체외막형산화기(ECMO)를 사용하는 비율이 외국보다 월등히 높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폐이식 생존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집도의들의 누적된 수술 경험과 수술 전후 중환자실 집중관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퇴원 후 외래에서 주의깊게 관찰하고 합병증이 발생했을 경우 조기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등 전체적으로 폐이식 환자를 위한 다학제간 진료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것도 생존율을 높인 이유로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은 분석했다.  

폐는 인체 내 산소 공급 역할을 담당하기에 호흡과정 중 외부 공기에 노출돼 감염의 위험성이 높고 이식 시 거부반응도 심해 그동안 폐이식 생존율이 높지 않았다. 
폐이식을 받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이식대기자로 등록하고 기다리는 환자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 해 평균 80명에 가깝다. 해가 바뀔수록 이식 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전체 이식등록자의 64% 정도만 뇌사자로부터 이식을 받는 셈이다.

서울아산병원 폐이식팀 김동관 교수는(흉부외과)“간이나 심장 등 타 장기 이식 생존율은 이미 세계 의료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국내 폐이식 성적은 지금까지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라며,“이번 연구결과 폐이식 생존율이 세계 유수센터들과 대등한 것으로 분석돼 말기 폐질환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폐이식은 말기폐질환 즉, 폐섬유화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고혈압, 골수 이식 후 폐에서 발생한 숙주반응 등으로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고 있는 경우 대상이 되며, 완치되지 않은 암은 제외된다.
병든 폐를 절제하고 뇌사자로부터 얻은 폐를 이식하는 폐이식은 가급적 양쪽 폐를 동시에 이식한다. 간 이식의 경우 간은 재생능력이 있어 일부분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폐는 뇌사자의 양쪽 폐를 이식하는 것이 폐 기능의 회복이나 장기 생존에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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