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농촌에서 여름휴가 보내는 것도 애국이다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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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8  11: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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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 
떠나는 해외여행보다 
농촌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과 주변의 소중함을 느끼자.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농촌에서 여름휴가 보내자.
그게 나라사랑하는 길이요 
어려운 농촌․농업인에게 
희망의 나무를 심는 일이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과 뜨거운 햇살의 여름 터널로 들어섰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 바다, 강, 계곡 등 물놀이 명소를 찾아 잠시나마 더위를 잊으려는 피서객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출국자수가 1천만 명이 넘을 정도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 여름휴가를 해외여행 대신 농어촌에서 보내자고 국무회의서 제안했다.“대국민 캠페인을 벌였으면 한다”고 강조할 정도다. 

농민과 함께, 국민과 함께 할 때 한국농업의 길이 열린다. 최근에 농촌은 극심한 가뭄극복을 위해 온 힘을 쏟고 마음 졸인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엔 집중호우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비닐하우스 등 농업용 시설물이 망가지는 피해가 발생해 농업인들의 상심이 크다. 해마다 발생빈도가 높아진 집중호우 피해는 도시보다는 농촌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어 걱정이다. 뿐만 아니라 농촌은 그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9월28일 소위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 시행 후 농축산물 판로에 직격탄을 맞은 농업인의 시름은 여전히 깊다. 한목소리로 법 개정을 요구했지만 정부나 국회는 이런 요구에 귀를 닫아 농업인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럴 때 많은 국민들이 농촌에서 여름휴가를 보낸다면 농업인들에게 큰 위로가 될 듯 싶다.

농촌에서의 여름휴가는 농촌경제는 물론, 내수(內需)를 살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직사회는 물론이요 기업과 경제단체 임직원들이 농촌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대통령이 제안한 대국민캠페인은 성공할 수 있다. 농업이 경시되는 상황에서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 농촌의 문화·생활·먹거리 등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땀 흘려 농사짓는 농업인들과 어우러져 농업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업인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게 보듬는 일도 필요하다.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4~5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조상이 농업인이 아닌 경우는 드물다. 우리들 뿌리는 농업인의 자손이다. 모든 이의 마음의 고향인 농촌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고 농촌과 도시가 하나로 이어져가는 계기가 되는 농촌에서의 여름휴가 보내기는 더욱 뜻깊다. 고향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는 운명의 끈이다. 위태로운 고향을 이제는 우리 모두가 돌봐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가 되고, 농산물 생산과정을 체험하면서 생명의 경외(敬畏)를 맛볼 수 있다. 농촌과 도시는 공생·공존관계다.  

도시생활은 각박하다. 잠시 도시를 일탈해 농촌에 머물면서 힐링하는 것은 좋다. 전에 못 보던 들풀도 새삼 보이고 손때 묻지 않은 자연의 오묘한 색도 보이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것이다.‘대지’란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펄벅이 60년대 한국농촌을 방문해 감동받았던 이야기를 미국으로 돌아가 글로 남겼다. 한 농부가 소달구지에 볏단을 싣고 가면서 자신도 지게에 볏단을 무겁게 진 채로 가는 풍경을 진기하게 보았다.“소달구지에 다 실으면 되지 왜 지게에 지고 가는냐?”고 물었다. 농부는“저도 하루 종일 일했지만 소도 종일 일했는데 짐을 서로 나눠지고 가야죠”벌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소개했다. 농촌은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곳이다. 

최근 6차산업의 바람을 타고 농촌마을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갖춘 휴가지로 변모하고 있다. 농촌은 큰 비용과 시간을 들여 떠나는 해외여행보다 한적한 곳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자신과 주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국민캠페인에 참여해 시원한 농촌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기 바란다. 이는 나라사랑하는 길이요 어려운 농촌·농업인에게 희망의 나무를 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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