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본지 지령 500호 기념 특별좌담회 ‘농촌여성의 삶, 어떻게 변화해 왔나…’

본지 지령 500호 맞아 ‘농촌여성의 삶 어떻게 변화했나’ 특별좌담회 개최 

현장을 발로 뛰는 생생한 기사로 농촌여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동고동락해온 농촌여성신문이 지령 500호를 맞이했다.

그간 본지는 농촌여성의 행복한 삶을 항상 옆에서 응원하고 지지하며 농촌여성의 정보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본지는 그동안 농촌여성신문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신문이 농촌여성들의 행복하고 안전한 삶에 얼마나 기여해왔으며,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뒤돌아보는 특별좌담회를 지난 17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브리핑룸에서 개최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독자 한승자 씨는 “농촌여성신문을 읽으며 농촌여성들이 국민 먹거리 생산의 일등 공신으로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으며 독자 김미옥 씨는“농촌여성들의 행복하고 안전한 삶에 유용한 정보를 주는 매력적인 신문으로 광고까지 유익하다”고 평했다. 또 이화숙 씨는“농촌여성신문을 통해서 다른 여성농업인들과의 정보 교류와 소통이 가능할 수 있었고, 배우고 발전할 수 있었다”며 농촌여성신문 500호 발행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농촌여성의 삶 어떻게 변화했나’를 주제로 한 좌담회에는 ▲농촌여성이 농식품가공과 6차산업의 주체로서 활약하게 된 근간이 된 농촌자원사업을 통한 농촌여성 발전상 ▲농촌여성의 역할 변화에 대한 고찰 ▲시대별로 변화된 농촌여성 관련 정책 ▲향후 농촌여성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 정책 담당자들은 물론 독자들이 함께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농촌여성 정책도 세대별 맞춤형 정책으로 발전해야 하며 농촌여성신문도 이에 발맞춰 도시소비자까지 아우르며 더 큰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좌담회는 농촌여성신문이 500호 발행의 노하우를 토대로 농촌여성의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농촌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신문으로서의 역할을 다짐해보는 자리이기도 했다. 
 

좌담회 참석자

좌   장 :    본지 임 평 자 사장
참석자 :    본지  김 인 련  발행인
             본지  채 희 걸  고문
             농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  김 상 열  사무관
             농촌진흥청  정 충 섭  농촌자원과장
             농촌진흥청  김 경 미  농업연구관
             경남도농업기술원  최 달 연  농촌자원과장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신 영 숙  부회장
             한국생활개선경기도연합회  이 화 숙  회장
             한국생활개선순창군연합회  김 미 옥  회장
             한국생활개선상주시연합회  한 승 자  회원
             본지  송 재 선  편집국장
             본지  이 명 애  취재부장

신영숙     농촌여성일감사업·농촌교육농장…농촌자원사업 성공모델
김상열     제4차 여성농업인 육성계획 추진…실질적 양성평등 실현
정충섭     생활개선회 역할 나날이 커져…그에 걸맞는 맞춤사업 추진
최달연     농촌자원사업, 농가소득 증대·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져
이화숙     농업농촌 지키는 여성들에게 충분한 복지혜택 주어져야
김미옥     농촌여성신문은 여성농업인에 의한, 여성농업인을 위한 신문
한승자     농촌여성들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신문 됐으면…
김경미     다양한 여성농업인의 자화상을 보도하는 신문이 되길
채희걸     김치페스티벌 열어 세계 만방에 알리는 생활개선회 됐으면…
송재선     농촌현실 긁어주고 때론 채찍질하는 ‘효자손’ 역할 다할 터
이명애     발로 뛰는 현장취재로 농촌여성의 목소리 대변
김인련     500호 역사 속에서 농촌여성과 농촌여성신문 모두 크게 성장

 

농촌여성들의 권익 향상과 소득 증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농촌여성신문은 지령 500호(2017.7.24)을 맞아 신문 창간 이후 그 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본지가 농촌여성들의 행복한 삶에 얼마나 기여해왔으며,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짚어보는
전문가 초청 특별좌담회를 지난 17일 농촌진흥청 중부작물부에서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 내용을 요약․정리해 2면에 걸쳐 싣는다.

 

 

▲ 임평자 사장

임평자= 농촌여성들을 위한 신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본지가 벌써 지령 500호를 맞았다. 여성농업인단체 중 생활개선중앙연합회만이 신문을 갖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오늘 좌담회는 지난 60년간 농촌여성들의 삶의 변화상을 들여다보고 앞으로의 정책방향과 농촌여성신문의 역할을 짚어보는 자리다. 먼저 우리 농업과 농촌을 지켜온 농촌여성들의 삶의 변화를 말해 달라.

 

 

▲ 신영숙 부회장

신영숙= 지난 1962년 농촌진흥청이 개청하면서 농촌생활개선사업이 본격화됐다. 1970년대 새마을사업이 전국적으로 시작되면서 생활지도직이 증원돼 생활개선사업이 부흥기를 맞았다. 그 중에서 농촌 부엌의 흙벽과 아궁이를 개량하는 사업이 기억에 남는데, 이는 농촌여성들의 가사부담을 줄여주고 쾌적한 부엌공간을 가능케 했다.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은 1980년대부터 시작돼 농촌여성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농촌여성들의 역량과 지역특산물을 연계해 농촌여성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켰다.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솥짓말 영농조합법인’은 1999년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의 일환으로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은 영농조합법인이다. 평범한 농촌의 아낙이었던 솥짓말의 조옥화 대표는 전통장 제조사업에 뛰어들어 이제는 온 가족이 참여하는 회사로 발전시켰다. 전통장을 만드는 과정도 전통제조법을 따르고 있고, 주재료인 콩과 고추도 인근농가와 본인이 직접 농사지은 100% 국산만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조옥화 대표는 솥짓말 영농조합법인의 대표이자 전 경기도농산물가공연구회장, 농촌진흥청 명예연구관 등의 직함으로 활동하는 대표적인 여성리더이기도 하다. 결국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은 지금 농업계의 새로운 동력인 6차산업 활성화의 기반이 됐다.
2001년에 시작된 농촌전통테마마을 사업은 농가소득 증대뿐 아니라 도시민들이 고향인 농촌으로 다시 찾아올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됐다. 농업과 농촌이 가진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도시민들에게는 휴식의 장이자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 체험학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농촌전통테마마을 역시 농촌자원사업의 훌륭한 성공모델이다.
빌딩숲 속에서만 자라 정서적으로 삭막할 수밖에 없는 도시 아이들을 위해 자연환경 속에서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교육이 되면서 농가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나왔던 아이디어가 바로 농촌교육농장 사업이다.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는 이들이 학교 밖의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자연과 농업의 참 가치를 가르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아이들의 인성도 성장시키는 데 크게 일조했다.
강원도 횡성에 있는‘에덴꿀벌학교’는 농촌교육농장의 훌륭한 성공사례로 꿀벌의 지혜, 친근함, 화목함, 신비로움을 주제로 아이들에게 꿀벌 관찰하기, 프로폴리스 비누 만들기, 꿀벌도시락 만들기 체험으로 연간 방문객 2700여 명, 연매출 1억7천만 원을 올리고 있다. 
농촌의 생활자원사업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모해 왔지만 언제나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방점을 뒀다. 농촌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직에 있으면서 애써왔고, 앞으로도 후배들이 농촌자원사업을 더욱더 높이 비상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임평자= 농촌여성 관련 정책의 변화에 대해 소개해달라.

▲ 김상열 사무관

김상열= 농림축산식품부 농촌복지여성과에 일하면서 농업과 농촌에서 농촌여성신문이 갖고 있는 영향력과 위상을 잘 알고 있다. 언론도 온라인의 발달로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지만 농촌여성신문은 독자적인 전문영역을 구축해 이제 500호라는 역사적 기념비를 달성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1962년 농촌진흥법이 만들어지면서 생활개선사업도 시작됐다. 이후 2001년에 제정된 여성농업인육성법을 통해 여성농업인육성 5개년 계획이 만들어졌고, 현재 제4차 여성농업인 육성계획이 추진 중에 있다. 
2016년 3월에 개정된‘농어업 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여성농업인을 농업경영의 보조자가 아닌 공동경영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농업인 11,853명이 공동경영주로 등록했고, 등록된 경영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여성농업인의 국민연금 가입도 증가했다. 
현재 추진 중인 제4차 육성계획은 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 구현, 여성농업인 직업역량 강화, 여성농업인 지역 역할 확대, 복지·문화서비스 제고, 다양한 농촌여성 주체 양성 5가지 분야로 나눠져 있다. 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 구현을 위해 여성농업인 공동경영주 인정, 여성농업인 국민연금 가입 확대, 농정 관련 위원회와 협동조합 여성 참여비율 단계적 확대를 추진했다. 여성농업인 직업 역량 강화를 위해 여성농업인 소규모 창업과 공동창업 지원, 취·창업 서비스 제공,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보급, 농기계 임대사업소를 확대했다. 여성농업인 지역 역할 확대를 위해 지역개발 전문 여성농업인 데이터베이스화, 재능나눔 등 사회기여 활성화,‘행복꾸러미’·‘공동체활성화’사업 시행, 복지·문화 서비스 제고를 위해 농가도우미 지원 확대, 체감형 복지서비스인‘행복꾸러미’사업과‘행복버스’운행, 농촌지역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주말아이돌봄방을 확대했다. 다양한 농촌여성 주체 양성을 위해 귀농귀촌·결혼이민 여성을 위한 멘토-멘티 확대, 여성농업인단체의 사회활동 확대를 지원했다.
농촌여성신문이 여성농업인들의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후대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더욱 좋겠다. 또한 우리 공직자들은 농촌의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게, 양성평등·일자리 창출·소득증대·문화혜택 확충 요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다.

임평자= 농촌자원사업의 변화와 이 사업이 농촌여성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말해 달라.

▲ 정충섭 과장

정충섭= 여성농업인은 전체 농가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의 사업에서도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농촌경제의 주체로서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고, 농산물의 가공과 상품화 분야에서 여성농업인은 그동안의 보조자적 위치에서 벗어나 선도하는 위치에 이르렀다. 특히 2010년대 이후부터 농산물가공은 80~90% 가까이 여성이 주도하면서 이제는 오히려 농업생산보다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개선회를 포함한 여성농업인이 농촌자원사업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전에는 의식주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가정을 어떻게 꾸릴 것인지에 대한 보조자적 입장에서 여성에게 경제권이 넘어가면서 농촌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경영은 어떻게 해쳐나갈지 같은 큰 그림을 여성들이 그리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가공·유통이 융복합돼 치유농업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여성들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이 농작업 과정에서 비롯되는 근골격계 질환을 개선하는데 생활개선사업이 많은 기여를 했고, 앞으로 질병관리본부와 각종 질병예방을 위한 협약을 맺을 계획도 갖고 있다. 도시에서 일찍 은퇴한 귀농귀촌인들 중에 여성들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여성들을 대상으로 도시에서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가공, 창업 분야와 문화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나로 묶어 사업화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여성귀농인이 농장과 농가맛집을 함께 하고 있는 곳을 다녀왔다. 그곳은 특이하게도 마을의 이웃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음식에 관한 전문강사를 초빙해 강의도 하고 있었는데, 결국 본인의 이익을 넘어서 마을의 발전과 화합에 앞장서고 있었다. 
지난 7일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제5회 도농교류의 날’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농촌과 조직의 내부적 운영에 힘써왔던 것에서 진일보해 도농교류, 고령농업인 삶의 질 향상, 귀농귀촌인과 다문화가족 농촌정착까지 생활개선회가 해내야 할 몫은 계속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생활개선회를 포함한 여성농업인들의 맞춤사업을 고안하고 또한 추진해 나가겠다.

임평자= 지역에서 농촌자원사업을 펼치면서 느꼈던 소회와 기억나는 사례를 말해 달라.

▲ 최달연 과장

최달연= 농촌여성신문에 대한 애착이 그 누구보다 크다. 농촌여성신문의 초창기 때부터 제가 농촌자원사업 담당을 맡게 되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됐고, 장족의 발전을 해나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봤었다. 
올해로 34년째인 공직생활 중에서 30년 이상을 농촌자원사업에 몸담고 있다. 농촌자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2010년 12월에 농촌지도직과 생활지도직이 합쳐지면서 맡은 사업은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2002년경에 농촌전통테마마을 사업이 시작될 무렵, 지역의 많은 생활지도사들이 마을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움직였다. 그런 덕분에 우리 지역의 농촌전통테마마을의 경우, 담당 생활지도사들이 마을 집집마다 숟가락 개수가 몇 개인지 알 정도로 밀착된 지도사업을 펼쳤다. 1984년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집집마다 다니면서 아궁이 개량 사업을 했었는데, 그 당시 3년 거치·7년 상환 조건으로 8만4천 원을 농가에 지원했다. 생활지도사들이 직접 가서 벽돌을 쌓고, 고무개수통도 달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2015년부터 경남도농업기술원 농촌자원과장을 맡으면서 과거의 사료를 정비하던 중에 그동안의 좋았던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선배들이 잘 해왔던 농촌교육농장, 농촌전통테마마을 사업들은 어느새 완성단계에 이르렀고, 농작업 편이장비 사업도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가맛집 사업은 지난 2007년도 농촌전통테마마을에 포함해 시행하도록 지침이 내려왔었다. 이후에 일반농가도 할 수 있도록 바뀌고, 농가맛집에 대한 국비지원이 종료됐지만, 여전히 이 사업이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올해부터는 도비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농가소득이 전국적으로 평균 3700여만 원 정도 수준이고, 농업소득이 1900여만 원, 농외소득이 1490여만 원 정도 된다. 농외소득의 비중이 이렇게 큰 것은 농촌교육농장, 농가맛집, 농산물가공의 신장이 큰 몫을 했다고 본다. 현장에서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다양한 교육사업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소득 측면에서 보면 우리 농촌도 물질적으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지만 근본적 의식의 변화 없이는 어떤 사업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담당 공무원이 맡은 직분에 사명감을 갖고, 또 사업의 주체인 농촌여성들의 의식 변화가 함께 한다면 농촌자원사업이 성공의 꽃길만 걸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임평자= 농촌 현장에서 직접 피부로 느낀 여성의 삶은 어떠했는지 한 마디씩 해달라.

▲ 이화숙 회장

이화숙= 생활개선사업의 실질적 수혜자다. 부엌개량사업·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으로 큰 혜택을 받아왔고, 지금은 남편·아들과 함께 제법 규모가 있는 사업을 하고 있다. 솔직히 농촌에서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도움 없이는 농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많은 도움에 항상 감사하지만 현장에서 아쉬운 점 한 가지만 건의하고자 한다. 유기농업 인증을 받으려면 평균 7~8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인증을 무사히 받아도 외래해충들이 너무나 많아져서 비싼 농약을 뿌려야 하는데 퇴치도 쉽지 않고 비용도 너무 부담이 된다. 그런데 농약이 왜 이렇게 비싼지 알아보니까 농약을 개발해서 공식인증을 받는데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 인증비용이 부담스러워 인증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관계기관이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면 농민들은 큰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을회관에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유모차 부대라고 할 정도로 유모차에 의지해서 이동을 많이 하신다. 여성농업인 치고 몸 전체가 쑤시고,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런 여성농업인들을 위해 의료혜택이 지금보다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농촌에서 농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바로 여성농업인인 만큼, 충분한 복지 혜택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 김미옥 회장

김미옥= 지금은 농촌이 활성화돼 있다고 하지만 1인다역을 해내야 하는 여성들의 처지는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농사를 편하게 짓는 장비도 있고, 다양한 교육도 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많이 좋아졌다고 체감할 수준은 아니다. 
농촌여성신문이 전국의 6차산업현장을 취재해서 어떤 농사를 어떻게 짓는지 상세하게 소개할 때마다 꼭 정독을 한다. 그리고 농촌여성신문을 볼 때 광고도 많이 챙겨본다. 여성농업인에게 필요한 광고가 실리기 때문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햇빛을 가리기 위해 필요한 것, 고추를 수확할 때 필요한 장비들이 광고에 나오면‘농촌여성신문이 여성농업인에게 꼭 필요한 가치 있는 신문이구나’라고 느낀다. 
내가 몸담고 있는 생활개선순창군연합회는 텃밭가꾸기를 하고 있는데 충남 홍성에서 50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교육도 많이 받았다. 회원들 전체가 한 몸이 돼서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곧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농촌여성신문이 텃밭가꾸기 사업을 전국에 많이 알려주고 좋은 정보도 제공해주길 부탁한다. 
그리고 농촌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다문화여성도 신문에서 많이 다뤄졌으면 한다.

▲ 한승자 회원

한승자= 농촌여성신문이 없었을 때 농촌여성을 위한 정보나 활동을 보도하는 신문이 없어서, 농촌여성신문이 창간된다고 했을 때 아주 기뻤고 벅찼다. 신문을 받아볼 때마다 정말 뛸 듯이 기뻐하며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농촌여성신문이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여성, 생활개선회원들의 빛나는 아이디어, 다양한 농사법과 창업까지 신문에 실어줘서‘나도 도전하고 싶다, 성공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도 샘솟게 했으면 한다. 
농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여성농업인들은 육체적으로 힘도 들고 건강도 좋지 않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최소한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편이장비를 많이 보급했으면 좋겠다. 농촌여성신문도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왔지만 앞으로는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희로애락을 더 늘리고, 여성농업인들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도 응모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 농촌여성신문의 500호를 아주 축하하고, 앞으로 1000호, 10000호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

임평자= 농촌여성신문과 초창기부터 함께 농촌여성 삶의 향상을 위해 고민해온 김경미 연구관도 한 마디 해달라.

▲ 김경미 연구관

김경미= 농촌여성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매체가 없었을 때 처음 농촌여성신문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많은 농업정책을 한 정책으로만 보지 말고 우리의 문화, 경제상황, 정치와도 연계해서 바라봤으면 한다. 농촌여성신문은 여성에게 농업정보만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여성을 중심으로 여성이 원하는 모든 삶을 제공할 수 있는 신문이 돼야 한다. 
지난 2006년도에 여성농업인의 불평등 사례를 보고하고, 법적 지위를 개정하자라는 제안을 했을 때, 생활개선회와 농촌여성신문이 합심해 큰일을 함께 해내기도 했었다. 
농촌여성신문이 앞으로 여성농업인을 위한 정책과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사회적 책임, 국가와 단체의 역할까지 자세히 제시했으면 좋겠다. 
ODA(공적개발원조)사업은 해외공익사업으로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다. 과거 우리나라도 WHO(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를 통해 영양개선 사업의 도움을 받았다. 공적개발원조에 대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남자들에게 돈을 주면 담배를 사거나 술을 마시는데, 여성에게 돈을 주면 아이들이 건강해지고 가족이 잘 살게 된다고 한다. 이런 사업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농촌여성들까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농촌여성신문이 힘써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추진 중인 제4차 여성농업인 육성계획을 살펴보면, 여성농업인을 위한 사업은 대부분 보조금 위주로 편성돼 있다. 농업 현장에서 느끼는 여성농업인들의 감정, 희로애락, 정체성들을 신문에서 다뤄주면 여성농업인이 한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소중한 한 국민으로서 정책의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에 농촌여성신문이 창간되고 여성농업인 실태 의식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했었는데, 그 조사를 다시 한번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조사에서 여성농업인들의 다양한 자화상을 엿볼 수 있었다. 공부하고 싶은 여성, 지역의 리더로 거듭나고 싶은 여성, 정치를 해보고 싶은 여성, 즐거운 삶을 즐기면서 자유로운 행동을 하고 싶은 여성 등 다양한 여성의 욕구들을 알게 됐다. 11년이 지난 지금 변화한 여성농업인의 자화상은 보도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임평자= 본지 초대 발행인으로서 농촌여성의 삶에 기여한 신문의 역할에 대해 말해 달라.

▲ 채희걸 고문

채희걸= 지령 500호 기념 특별좌담회를 함께 할 수 있게 돼 만감이 교차한다. 농촌여성신문을 창간할 때 김경미 연구관을 일주일에 몇 번씩 찾아가서 어떤 기사를 쓰면 좋을지 의논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신문이 이제 500호를 맞았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직도 배우는 게 참 많다. 영국의 작가 레베카 웨스트는‘사람에게는 눈이 필요하고 사회는 뉴스가 필요하다’고 얘기할 정도로 신문의 역할은 중요하다.‘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은‘신문이란 사회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약올려서 사회가 어떻게 행동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것’이라고 신문의 역할을 정확히 짚어냈다. 신문은 사회를 있는 그대로 알리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을 기사화해서 독자들이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신문은 지식을 확산시키고 생활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농촌여성신문이 농촌의 힘든 여성들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가 감동을 주고 뭔가를 하려는 의지를 심어주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생활개선회도 지금보다 더 힘 있는 단체로 거듭나야 하는데, 그러려면 모두가 주목할 큰 이벤트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김치를 주제로 해서 축제를 한 번 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전국 158개 시군의 주부 1만여 명이 담근 갖가지 김치를 서울에 모아 생활개선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김치축제를 개최했으면 한다. 이 축제에 한국주재 외국대사와 신문·방송기자, 스포츠스타, 외국 관광객 등을 불러 모아 한국이 김치종주국임을 만방에 알리고, 생활개선회의 조직과 회원들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로 만들어 보자. 
생활개선회를 포함한 농촌여성들이 농촌에서 좋은 일들을 많이 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중추세력으로 역할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농촌여성신문도 뒷받침을 하겠다.

임평자= 농촌현장을 발로 뛴 기자로서 한마디 해 달라.

▲ 송재선 편집국장

송재선= 편집국장으로서 지령 500호 달성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지난 10년이 넘도록 현장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각종 지표에 비해 아직 농촌여성의 삶이 눈에 두드러지게 나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촌여성은 아직 농촌에서 보조자 역할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그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이는 도시여성의 삶과 비교했을 때 더 크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농촌여성신문의 역할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농촌여성신문이 농촌여성의 가려운 곳은 어딘지, 왜 그곳이 가려운지, 어떻게 긁어줄 것인지, 그리고 국가 또는 농업기관의 정책을 건전하게 비판할 수 있는 회초리로서의‘효자손’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

▲ 이명애 취재부장

이명애= 농촌여성신문은 항상 농촌여성들이 주인공이 되는 신문이다. 농촌여성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 안전하고 편리한 농업을 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형성하고 환경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기사를 쓰는데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농촌에 많이 존재하는 가부장적인 사고와 편견을 타파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선도하는 역할을 우리 신문이 하겠다. 
항상 농촌여성들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면서 공감하고 소통하며, 모든 여성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신문이 되겠다.

임평자= 마지막으로 본지 발행인으로서 마무리 멘트 부탁한다.

▲ 김인련 발행인

김인련= 전국 각지에서 좌담회를 위해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좌담회에서 1960년대부터 농촌여성의 삶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그 과정을 짚어줬고, 그 혜택을 누렸던 이들과 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연구에 매진한 관계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독자 여러분들이 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농촌여성신문은 지역의 농특산물과 도시의 소비자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농촌여성신문 창간호에 저의 소박한 삶이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500호가 만들어지는 동안 저와 농촌여성신문 모두 몰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앞으로 우리 농촌여성신문이 5000호가 될 때까지 이어진다면, 독자들이 농업을 이해하고, 여성을 존중하며, 농촌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게 길잡이 역할을 해낼 것이다. 
현재 발행인으로서, 그동안 우리 농촌여성신문을 위해 헌신하셨던 많은 분들, 신문 속의 주인공이 됐던 농촌여성들, 우리 신문이 성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돼주신 관계기관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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