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도서-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이기호의 가볍게 술술 읽히는 소설은 독자를 많이 웃긴 만큼 책장을 넘길수록 결국 슬퍼지기 때문에 그의 소설은 유쾌함 중에서도 ‘개념 있는’유쾌함이다. 

최근 이기호 작가는 실제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담은 소설책을 냈다. 이 책은 한 월간지에 2011년부터 3년 넘게 ‘유쾌한 기호씨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엮은 것이다. 

처음에 30년을 연재 시한으로 잡고 시작했지만 2014년 4월 이후 작가의 사정으로 중단됐다. 재개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지금 더 특별한 가족의 자전적 기록으로 남았다. 

가족을 소재로 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아이들의 성장담이기도 한 소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는 특유의 눈물과 웃음이 이야기를 감싸고 ‘가족’이라는 옷을 입은 정서가 한 없이 애틋하고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아빠가 기록한 가족이야기라는 점에서 가장(家長)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8살 어린 아내와 아들 둘, 딸 하나로 이뤄진 가족은 겉으로 보기에 다른 가족과 별 다를 것 없어 보여도 조금씩 다른 일상의 사건들을 통해 가슴 속을 찡하게 파고든다. 남편이 아내를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이 일상과 어우러져 묵직하게 전해진다.  
 

이기호/마음산책/248쪽/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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