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동행심리치료센터 공진수 센터장

사람이 살아가면서 얻는 상처에는 육체적인 상처와 정신적인 상처인 마음의 상처 두 가지가 있다. 
육체적인 상처는 눈으로 상처를 직접 보며 치료하기에 치유가 쉽다. 
하지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마음의 상처는 남에게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기에
그 원인을 찾아 치유할 수가 없다. 
이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 원인과 그 치유방법, 상처입지 않도록 나를 지켜내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동행심리치료센터의 공진수 센터장을 만났다.

 

내 안의 감정을 살피고 성찰과 마음비우기로 극복해야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아

전문가 상담으로 감정 분노의 근본 치유해야

마음의 상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로 시작돼
“마음의 상처는 감정손상에 의해 일어납니다. 남으로부터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꾸중을 듣게 되면 마음의 분노를 느끼며 화로 남게 됩니다. 이런 마음의 상처는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자신만의 아픔으로 느껴져 감당이 힘들고 치료가 어려워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 사람들은 이런 감정손상의 갈등으로 불안, 우울, 분노라는 3대 대표 스트레스를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누구에게나 쉽게 나타나는 증상이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불안하게 되면 우울하거나 분노하게 되고, 우울하게 되면 불안하거나 분노하게 되는 등의 모습을 보이게 되지요. 그런데 이 중 분노만을 살펴보면, 많은 분들은 다른 사람과 환경 때문에 분노하게 된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의 상처 때문에 분노하게 된다는 것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남보다 가족 간에 더 상처받아
“상처는 억압, 결핍 혹은 욕구불만과 같은 것으로 마음 속에 내재(內在)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처는 남과의 사이에서 생기기보다 의외로 가족 간에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자식이 뭐라고 하면 자식의 마음을 잘 헤아려 따뜻하게 얘기해야 되는데‘징징 거리지 말라’고 하는 등 무심코 한 말에 감정손상과 억압, 분노, 불만의 형태로 가슴 속에 스며들게 되지요. 이런 대화가 오랫동안 쌓이다 보면 극복하기 힘든 큰 상처가 됩니다. 또한 상처가 깊게 쌓이다 보면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머릿속은 이성적으로 대화해야 된다고 하지만‘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감정이 격해지면 말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의 언행에는 이성과 감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감정이 앞서 지배하는데서 문제가 발생됩니다.”

그는 또 사람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듯, 분노 감정 역시 똑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감정이 자극받아 화가 일어난다고 했다.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열등감, 불안정한 애착과 결핍, 복수심, 피해의식 등의 감정들이 자극받아 분노 감정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감정과 욕구, 결핍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면 화를 잘 내는 사람으로 보여지고 자신 또한 화에 지쳐간다고 했다. 따라서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아울러 마음의 상처는 치료 전 단계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화나게 하는 진짜 이유, 즉 내면의 감정들을 잘 살피는 자아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성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성찰’과 ‘마음비우기’로 분노감정 조절해야  
“성찰은 과거의 나를 돌아보는 겁니다.‘사람은 자기 자신만 알고 죽는다’는 말이 있을 만치 자기 자신의 잘못을 알아내지 못합니다.”

자기 잘못의 2%만 알아내도 성자(聖者)라는 얘길 듣는다고 했다.  잘못한 것을 오래 기억하고 있기 어려우며 과거의 잘못을 망각하거나 확대·왜곡해 제대로 성찰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 성찰을 제대로 하지 않고 남을 비판하는 일에 열중을 한다고 했다. 
성찰은 ‘마음 비우기’라고 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마음을 비울 용기(容器)를 갖고 태어났다’고 한다. 성찰과 마음비우기를 잘 하는 사람은 마음비우기 용기에 많은 게 쌓인다 해도 쓸데 없는 것은 골라 비우는 마음조절을 잘 한다고 했다. 

비밀유지·객관적 판단력 가진 전문가 상담으로 치유해야
공 센터장은‘성찰은 지난 과거의 자신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라며, 이 과정을 통해 무엇이 원인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된다고 했다. 아울러‘마음 비우기’를 통해 우리 내면의 부적절한 것을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상처를 치유하는데는 혼자보다 객관성을 지닌 전문가와의 상담으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는 것. 

“어느 교회에서 유부녀 신도가 남자친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목사와 상담을 했습니다. 
목사는 무심코 이 문제를 한 신도에게 얘기를 하게 됐고 이로 인해 여러 사람에게 사실과 다른 나쁜소문으로 번져 결국 이 여신도는 다른 교회로 전출을 가는 불상사가 일어난 일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상담 시에는 비밀을 지키고 객관적 판단을 내릴 전문가에게 공감과 위로를 받으며 해결방법을 찾고 치유를 받는 게 꼭 필요합니다.”

공 센터장은 애정결핍·소유결핍이 있는 사람이 제대로 치유받지 않으면 지적장애현상을 보인다고 했다. 
“소유결핍증을 가진 30세 청년이 벼룩시장에서 쓸데없는 것을 사 모으는 집착장애를 보여 집안 가득 쓰레기 같은 고물을 사 모았어요. 어느 날 그의 어머니가 고물상을 불러 쓰레기를 다 치우자 아들이 어머니에게 식칼을 들고 대드는 놀라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분노관리용량을 스스로 배출해 비워놓아야 합니다. 이를 제대로 관리하고 치유하지 못하면 육체적 상처보다 엄청난 가정 불상사가 일어나게 되죠”

공 센터장은 상처를 준 사람을 통해 치료를 받는 일은 절대 해선 안된다고 했다. 분노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멍든 감정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분노관리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분노조절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또 화를 내지 않겠다는 다짐보다 분노감정 역시 자연스런 내 감정 중 하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훈련과 연습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해 가정이 몰락하고 비극적이고 치명적인 상처로 확대되는 일이 없어야 된다며 치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