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목민관(牧民官)의 길
박광희  |  history8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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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16: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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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6일 오전, 한 남자가 대구시청 앞에 꽃다발을 바친 다음 신발을 벗고 공손히 큰 절을 세번 올렸다.이 엉뚱한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하루 전날인 6월15일 명예퇴직한 전 대구시 자연재난과장(4급) 김봉표씨였다. 그는 퇴직을 맞아 그동안 자신에게 은혜를 베풀어 준 대구시청에 감사의 큰절을 올렸던 것이다. 퇴직 당일에는 대구시 직원 게시판에 '대구시청님께'라는 제목의 퇴임사를 올렸다. 대구시청님은 긴 세월 동고동락 한 대구시민과 공무원, 대구시장을 뜻한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글로 풀어냈다.

‘첫 만남은 1978년10월27일 오전입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공고를 졸업하고 사글세 자취방을 전전해야 했던 스무살 건축공사장 야간 경비원은 빛 바랜 회색 티셔츠 차림으로 임을 찾았습니다.…어언 38년7개월이 흘러갔습니다. (지금 저는) 방송대 국어국문학과, 문화교양학과를 졸업하고 중어중문학과에 다니는 대학생 입니다. 32평짜리 넓은 집에서 22년째 살면서 가족과 외식도 즐길 수 있는 행복도 임은 주셨습니다.…임은 저를 초보기술자에서 특급기술자로 키워 주고, 9급에서 4급까지 승진의 기쁨을 주더니, 새로운 길을 떠나는 앞길에 평생연금을마련해 주셨습니다…’
김씨는 고마움의 인사와 함께‘이젠 대구시청님이라는 큰 나무를 내려가 대구 시민의 숲으로 가서 그곳에서 임을 보면서 늘 그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며 글을 맺었다. 그의 글의 행간에서 더없이 진솔하고 근면ᆞ성실했을 그의 공직생활이 어렵지 않게 읽힌다.

그런가 하면, 김영춘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은 6월19일 있었던 취임식에서 해수부 관료들에게“3관을 벗어던져라”고 당부했다. 즉 관행(慣行)대로만 일하는 자세, 관망(觀望)하고 눈치보며 자기 앞길 관리하는데만 급급한 보신주의, 관권(官權)의 완장과 특권의식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소위 관피아·철밥통·복지부동으로 얘기되는 우리 관료사회의 적폐청산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저 조선조 말기의 대실학자였던 다산 정약용은 그의 저서 <목민심서>를 통해 바른 목민관의 길을 일러“백성 보살피기를 아픈 사람 돌보듯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최고·최상의 청렴한 관리를 이렇게 정의했다.

‘봉급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며, 먹고 남는 것 역시 집에 가지고 가지 않으며, 벼슬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에는 한 필의 말로 조촐하게 한다.’
지금 우리사회 젊은이들이 최고의 선망직종으로 꼽는 직업이 바로 공무원이다. 단지 평생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종 이라서다. 서울의 신림동 고시촌, 노량진 학원가에는 대안 없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만 매달려 있는 수만명의‘공시생(公試生)’들로 넘쳐난다. 모두 어렸을 때부터‘무엇을 할까’보다는‘무엇이 될까’만을 획일적으로 가르쳐 온 비뚤어진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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