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웃기면서 슬픈 웃픈 광고가 시선을 끈다. 회사일에 바빠 딸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은 아빠에게 딸은 “아빠 또 놀러오세요”라며 출근길 인사를 한다.

이 광고를 볼 때마다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서글픈 우리네 가장의 자화상 같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내에게 육아를 모두 맡기는 조금은 무책임한 남편이란 생각도 든다.

우리가 남편들을 판단할 때 흔히 “집안일이랑 육아는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묻곤 한다. 그러나 돕는다는 표현은 남편을 보조자적 또는 제3자의 입장에 머무르게 해 도와주면 고마운 일이고, 안 도와줘도 어쩔 수 없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두 남녀가 만나 결혼으로 맺어지고 아이가 생겨 가족이 탄생되면 두 사람에게는 동등한 의무가 부여된다. 이제 더 이상 육아와 가사에 있어 남자가 절반의 몫을 회피할 수 있는 시대는 저만치 가버렸다.

고용노동부에 의하면 우리나라 남편의 가사분담률은 16.5%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아내가 육아를 포함한 가사일에만 매몰돼 경력단절 여성을 증가시키는 한편, 남편에게는 장시간의 격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건 내가 도맡아 할게”, “그 일은 내 몫이야”라며 자연스레 집안일을 하는 남편과 일하는 아내가 공존한다면 가족끼리 알콩달콩한 저녁을 함께하는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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